13일(현지시간)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EPFR)에 따르면 신흥국 채권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지난 3주 사이 40억달러에 달했다. 또 지난 한주 사이 신흥국 주식펀드에서 투자자들이 빼간 자금도 지난해 8월 이후 최대 규모인 16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처럼 자금이탈에 속도가 붙는 것은 다음달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이 유력해지면서 미 국채금리 급등과 달러 강세 기조 여파로 신흥시장의 자금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올해 들어 20% 넘게 통화가치가 급락한 아르헨티나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면서 신흥국 자산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증폭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금리 인상은 신흥국 통화가치를 끌어내리는 데 그치지 않고 경제 성장 속도도 큰 폭으로 둔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미 연준 소속 경제학자인 마테오 이아코비엘로, 개스턴 나바로는 국제금융 토론 보고서를 통해 미국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신흥국 국내총생산(GDP)이 3년 후 0.8%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선진국 역시 성장이 둔화하지만 신흥국보다는 충격이 덜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같은 기준의 통화 충격은 2년 뒤 미국 GDP를 0.7% 감소시키고 미국 외 선진국에서는 통화 충격 3년 뒤 GDP가 0.5%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미국 금리 상승에 대한 외국의 반응은 명암을 모두 보여준다”며 “미국의 통화 충격에 미국 경제보다 오히려 외국, 특히 취약한 신흥국 경제가 더 크게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이 어두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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