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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 현대화·동해북부선 연결...고속철, 북한땅까지 달리나

경제협력 어떻게

뮨산~개성 고속도 건설 탄력

북한 하늘길도 열릴 가능성

정부 곧 SOC 구축 준비작업

서해 NLL평화수역으로 조성

남북 안전한 어업활동 보장도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 2층 회담장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한국 공동 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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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남북 정상이 동해선과 경의선의 철도·도로 연결,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공동활동 보장을 선언함에 따라 남북경협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은 이날 판문점 공동선언에서 “남과 북은 10·4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나가며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해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안전한 어로 활동을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공동선언에서 언급된 경의선은 서울에서 신의주까지 약 500㎞를 잇는 철도다. 지난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일부 다시 이어졌다. 경의선은 2003년, 동해선은 2004년 공사가 끝나 화물열차가 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금강산관광객 피격 사망 이후 남북관계가 틀어져 10여년간 중단된 상태다. 동해선은 남측 제진부터 북측 금강산까지 연결한 철도다. 남한 쪽 구간인 강릉부터 제진까지 끊긴 상태다.

이날 남북 합의로 경의선 보수와 현대화, 동해선 중단노선 연결사업이 조만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동해선은 문재인 대통령의 ‘신북방정책’ 핵심 중 하나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시베리아철도까지 이어질 수 있는 노선이어서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한반도철도와 시베리아철도를 연계하면 해상운송보다 수송시간을 23일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선언에 앞서 “앞으로 북측과 철도가 연결되면 남북이 모두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도로의 경우 공동선언에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지만 10·4선언에서 밑그림이 그려진 상태다. 당시 남북은 북한에 있는 개성∼평양 고속도로를 공동 이용하기 위해 개보수를 해나가기로 했다. 10·4선언의 연장선상에서 우선 개성∼문산 고속도로 건설과 개성∼평양 고속도로 현대화 등이 추진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개성과 문산 고속도로가 만들어지면 오는 2020년 완공 예정인 수원∼문산 고속도로, 북측의 개성∼평양 고속도로와 연결돼 남북 수도를 잇는 핵심도로축이 될 수 있다. 포천과 철원·원산을 잇는 고속도로 건설도 다시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장기적으로는 북한항로가 다시 개방될 가능성도 커졌다. 북한 상공을 지나는 북한항로는 1997년 개방됐으나 2010년 5월 이후 국적 항공기의 북한영공 통과가 금지됐다.

정부는 조만간 도로·철도 인프라 구축을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앞서 이달 초 ‘남북 도로연결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고 한국철도공사 역시 남북철도 연결을 준비하는 ‘남북대륙사업처’를 신설하기도 했다.

10·4공동선언 때 합의됐지만 무산됐던 북방한계선 일대 남북 공동어로수역 조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는 2010년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 사건이 발생했던 ‘화약고’다. 이 수역에서 남북 간 공동조업이 이뤄질 경우 남북 평화 정착에 상징성 있는 협업이 되고 북쪽 수역을 타고 우리 수역에 넘어와 싹쓸이 조업을 하는 중국의 불법어선 문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해5도 인근 북방한계선 해상에서 중국 어선이 많게는 수백여척 이상 불법조업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 선언으로 서해5도 어민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바다의 개성공단’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NLL 해상에 남북 공동 ‘파시(波市·바다 위 생선시장)’를 만들고 더 나아가 남북 공동어로구역을 조성하자는 구상이다.

다만 남북이 NLL의 범위를 놓고 시각차가 있기 때문에 향후 협의를 통해 이견을 얼마나 줄일지가 관건이다. 현재 북한이 주장하는 ‘해상분계선’은 우리의 NLL보다 아래쪽으로 내려와 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장은 “선언문에 나온 경협 내용은 북한에 가해지고 있는 국제 제재를 위반할 소지가 있다”며 “국제 제재를 어떻게 풀어가느냐, 북미대화가 어떻게 돼가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민준·박형윤기자 morand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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