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교복이~ 반바지라면 깔끔하고 시원해 괜찮을 텐데.’
DJ DOC의 노래 ‘DOC와 춤을’의 가사가 현실화됐다. 이미 반바지 교복을 채택한 학교는 여럿 있다. 새로운 변화의 무대는 항공기 객실이다.
제주항공(089590)은 객실승무원의 서비스규정을 일부 변경해 승무원들의 안경 착용과 개성을 살린 네일아트를 허용한다고 24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항공사를 불문하고 관행과 전통이라는 명목으로 금지해오던 것들이다. 이유는 단정함. 그러나 노랫말처럼 안경을 끼고 손톱을 좀 치장했다고 단정하지 않거나 깔끔하지 않다고 볼 수만은 없다는 게 제주항공의 판단이다. 승무원들이 자신만의 개성을 살린 색상으로 손톱을 꾸미면 오히려 더 자연스러운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제주항공은 다만 과한 큐빅이나 스톤아트 등 승객이 스쳤을 때 상처를 입을 우려가 있는 것은 제외했다.
객실승무원들에게 제한적이나마 복장의 자율화를 허용한 것은 승무원이 즐겁고 행복하게 일할수록 고객 만족도도 높아진다는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의 경영철학이 반영됐다. ‘더 큰 하늘을 위한 도전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행복한 여행의 경험을 나눈다’는 제주항공의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직원들이 즐겁게 일하면서 이를 고객과 나누는 조직풍토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객실승무원은 대표적인 감정노동 직군에 속한다.
안경 착용을 허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늘 위의 항공기 내부는 상대적으로 건조하다. 콘택트렌즈를 끼고 장시간 비행을 하다 보니 눈이 충혈된 상태로 승객을 응대하는 승무원들이 많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참아가며 하는 서비스보다는 즐겁고 행복한 상태에서,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서비스를 제공할 때 고객과 승무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일 만우절 이벤트로 승무원들에게 유니폼은 착용하되 헤어스타일과 화장·귀걸이·모자·컬러렌즈 등을 자유롭게 착용하도록 허용하자 승무원은 물론 고객들로부터도 신선하다는 반응을 받았다. 모두의 행복을 위한 제주항공의 이 같은 관행 파괴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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