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입사를 고려할 땐 충분한 안식년, 여행비 전액 지원, 어마어마한 보너스에 이끌려 회사를 선택한다. 그러나 장기근속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육아휴직, 경영진의 비전, 목적의식이다. 올해로 21회째를 맞는 ‘미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리스트는 모두에게 도움이 될 내용을 담고 있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듯, 이 기업들은 현재 사람을 구하고 있다.
이 리스트를 작성하기 위해, GPW(Great Place to Work)는 매년 50개 이상 국가의 근로자 수백만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직원이 언제 일을 사랑하게 되는지, 모범적인 업무 환경이 조성되는 비결은 무엇인지 등을 파악하는 과정이다. 또한 GPW는 각 기업의 직원 복지와 교육 프로그램을 평가하는 ‘문화 감사(culture audit)’를 실시한다. 아울러 그 조사 점수가 조직내 모든 집단에서 균등하게 높은 지도 살펴본다. 최고의 직장이란 곧 ‘모두에게 일하기 좋은 기업(Great Place to Work for All)’이라는 것이 GPW의 생각이다.
일하기 좋은 기업 순위 조사 방식은 1998년 첫 발표한 이후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신뢰, 회사에 대한 자부심, 동료애에만 집중했던 초창기 산정 기준은 더 이상 시대에 맞지 않는다. 기업하는 방식과 일하는 방식이 모두 바뀌었기 때문이다. GPW는 그 비결을 찾아내는 최적의 방식을 다시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건 각 직장에서 조직문화를 어떻게 성공의 핵심 원동력으로 활용하는지 파악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올해 조사에선 훌륭한 직장문화가 어떻게 기업의 성장과 우수성으로 이어지는지를 더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몇 가지 기준을 추가했다.
‘모두에게 일하기 좋은 기업’은 가치, 혁신, 재무적 성장, 리더십의 효율성, 인적자원의 잠재력 극대화, 신뢰 총 6개 기준에 따라 선정된다.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선 인적자원의 잠재력 극대화가 가장 중요하다. 아울러 리더십 효율성과 가치, 신뢰가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 한다. 이 조각들이 모두 맞춰졌을 때, 혁신과 재무적 성장이 시작된다. 올해의 포춘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은 직원 설문조사와 기업문화 평가를 실시한 후, 이 6개 기준에 따라 점수를 매겨 선정했다.
GPW는 최근 경영 현실을 반영하기 위해 이 같은 방식을 채택했다. 단지 도덕적 이유뿐만 아니라, 경영적 관점에서도 앞서가는 조직을 찾아 교훈을 얻기 위해서였다. GPW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그 대상을 ‘모두’로 확대한 새 기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기업들은 경쟁사 대비 매출 신장률이 3배나 높았다. 신뢰가 기업 성장의 연료라면, (‘모두’를 생각하는) 포용성은 성장의 가속 페달이란 얘기다. 포용적 조직이 경쟁에서 앞서는 게 당연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젠 조직원의 성장 잠재력을 얼마나 계발하느냐가 기업의 성공을 좌우하는 시대가 왔다. 연결성, 혁신, 그리고 열정·인성·협업 등 인간적 가치가 경제의 핵심인 만큼, 이제는 ‘모든’ 직원을 중요시 해야 한다.
올해부터 포용성 척도를 도입한 결과, 순위에 다소 변화가 생겼다. 우선, 세일즈포스가 사상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그 비결은 ‘모두에게 일하기 좋은 기업’을 만들기 위한 노력, 적극적인 자선 활동, 전 세계적인 화합을 추구하는 기업문화였다. 마크 베니오프 Marc Benioff CEO는 “세일즈포스의 ‘오하나 Ohana 문화’는 우리의 핵심가치인 신뢰·성장·혁신·평등이 행동과 만나면서 탄생했다”고 자평했다. “가족적 문화는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핵심이다.”
경영자가 아니더라도 문화의 혁신에 적극 동참할 수 있다. CEO, 중간 관리자, 시간제 근로자가 힘을 합쳐 ‘모두가 일하기 좋은 기업’을 만들어보자. 포용성이 기업과 개인, 이 세상 전체에 이롭다는 확신에 따라, GPW는 조직의 미션도 새롭게 변경했다: 전 세계 기업이 ‘모두가 일하기 좋은 기업’이 되도록 힘을 보태 좀 더 나은 세상을 구현하자는 것이다. GPW는 구체적인 시한도 정했다. 우리는 2030년까지 이 세상 모든 기업을 ‘모두가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바꾸려 한다. 독자 여러분도 GPW와 함께 해주길 바란다. 각자 동기는 다를지 몰라도, 우리가 가야 할 길은 결국 하나다.
마이클 C. 부시 Michael C. Bush와 세라 루이스 컬린 Sarah Lewis-Kulin은 각각 GPW의 CEO와 부사장을 맡고 있다. 둘은 포춘의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을 비롯해 직장문화 관련 순위 연구를 오랫동안 담당해 왔다. GPW는 6개 대륙 50개 이상 국가의 기업, NGO,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경영자문 및 문화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BY MICHAEL C. BUSH AND SARAH LEWIS-KU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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