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증기금이 법인기업에 대한 연대보증을 2일부터 전면 폐지하는 한편 올해 기술창업기업에 7조 7,000억원의 보증을 공급해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기로 했다. 또한 중소기업의 기술거래활성화와 기술 보호를 중장기 과제로 설정하고 기술신탁업무를 추진하기로 했다.
기술보증기금은 2일 부산 본점에서 김규옥 이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29주년 기념식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기념식에서 기보는 ‘국민과 함께 혁신! 벤처와 함께 성장!’이라는 열린 혁신 브랜드(BI)를 공개하고 중소·벤처기업과 함께하는 고객 중심의 서비스 혁신을 다짐했다.
김 이사장은 “외부의 혁신성장을 지원하는 동시에 기관 내부의 혁신을 추진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집중 지원과 기술 기반의 창업기업 육성을 통해 제2의 벤처 붐을 일으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1989년 4월 설립 이후 지난 29년간 누적보증 325조원, 기술평가 60만건의 성과를 내는 등 기술금융 선도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면서 “대한민국 기술금융의 종가로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기술 혁신 서비스를 선도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보는 올해 기술창업기업에 7조 7,000억원의 보증을 공급함으로써 혁신성장 분야에 대한 보증 공급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65% 수준인 창업기업 신규보증 비율을 향후 8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기술창업기업과 신성장산업 영위기업, 일자리창출기업을 혁신성장분야로 설정하고, 보증공급을 집중함으로써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또한 혁신성장지원을 위해 보증연계투자 업무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기본 재산의 10% 범위로 제한된 투자한도를 20%로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 기보는 창업기업과 지방기업 중심으로 보증연계투자를 확대해 제2의 벤처붐 조성을 기대하고 있다.
기보의 핵심 역량인 기술평가를 활용해 기술거래 활성화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기술신탁업무를 추진할 계획이다. 기술신탁은 기술의 관리나 처분을 신탁회사에 맡기고 신탁회사는 위임 받은 기술을 이용하거나 처분해 자금을 조달하는 제도를 말한다. 기보는 기술이전 및 거래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4년부터 서울과 대전에 기술이전거래를 전담하는 기술융합센터를 설치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6개의 기술융합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공공연구소나 대학 보유기술의 민간 이전은 매년 500건 이상 활발히 추진되고 있지만 민간의 기술이전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기보는 이러한 현실에 주목하고 앞서 수행해 오던 공공연과 대학의 기술이전 기능에 기술신탁 업무를 추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신탁된 중소기업 기술을 관리, 보호하고 기술이전 협상이나 특허침해소송 등을 대행함으로써 중소기업 기술보호와 중견, 대기업으로의 기술 이전시 협상력을 높이기로 했다.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loT) 등 첨단기술에 대한 기술평가모형도 개발한다. 이와관련, 음성인식을 통한 사람과의 대화가 가능하고, 감성을 얼굴로 표현하거나 인사기능, 사람을 따라가는 기능, 음악에 맞춘 즉흥 댄스, 사진 촬영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AI 안내로봇 ‘기보랑’도 도입했다.
이날 창립 29주년 기념 행사에서 ‘기보랑’은 창립기념 축하 메시지 전달과 함께 직원과의 음성대화를 통해 공식적인 데뷔 무대를 가졌다. 향후 본점 로비, 과학기술체험관에 배치돼 방문객을 대상으로 기보 업무 및 직원 안내, 본점·기술관 소개 등 다양하게 활용될 예정이다. /정민정기자 jmin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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