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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 지르는 뿌리산업]전기차·로봇 등 4차산업 토대인데...'3D 이미지'에 인력난·매출액 뚝뚝

■제조업 기반 뿌리산업 현주소





뿌리산업은 제조업의 근간이지만 흔히 더럽고(Dirty), 어렵고(Difficult), 위험한(Dangerous) 3D산업으로 불린다. 이들은 자동차와 조선·정보기술(IT) 등 현재 한국 경제를 이뤄온 업종은 물론 앞으로 한국 경제를 이끌어나갈 전기차·로봇·바이오·드론 등 신산업 소재·부품 개발의 밑바탕이 되는 업종이다. 최종 완성품의 성능을 결정하고 타국과의 품질경쟁에서 승리하게 하는 핵심요소인 셈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국내 뿌리기업과 생산액은 각각 2만6,398개, 127조7,000억원으로 전체 제조업(41만3,849개)의 6.4%와 8.9%(1,429억원)를 차지할 정도로 높았다. 하지만 기피현상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2012년 뿌리산업 내 외국인 종사자 규모는 2만4,935명이었으나 2015년 4만3,241명으로 3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3D라는 이미지와 실제 열악한 작업환경으로 국내 구직자들이 취업을 꺼리면서 기술인력은 줄어들고 단순 노무를 하는 외국인 근로자만 증가한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뿌리산업의 기능·기술인력 부족 규모는 2.72%로 중소제조업 평균치인 1.74%를 넘어섰다.

뿌리산업의 성장 정체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뿌리산업의 매출액은 2011년 전년 대비 14.6%나 증가했으나 2012년과 2013년에 1.4%, 1.2%로 급감한 데 이어 2014~2015년에는 각각 -0.8%, -3.9%를 기록하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자동차와 기계·가전·조선·플랜트 등 5대 업종에 대한 의존율이 약 70%로 높은데다 97%가 대기업의 2~4차 벤더(납품업체)이다 보니 이들 업종의 정체가 뿌리산업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가장 심각한 업종은 낮은 부가가치율과 인력난에 시달리는 주조다. 2015년 기준 주조업종의 부가가치율은 16.4%로 뿌리산업(34.4%)은 물론 제조업(34.7%)도 크게 밑돈다. 반면 인력 부족률은 2.7%로 뿌리산업(2.0%)과 제조업(1.3%)을 크게 웃돌았다. 외국인 비중도 11.6%로 높았다.

주조는 공정 과정에서 악취와 고열·분진 등이 발생하는 등 작업환경이 열악한데다 산재율은 1.1%로 뿌리산업 평균치(0.6%)의 두 배에 가깝다 보니 기피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표면처리 역시 외국인의 비중이 12.0%로 뿌리산업 평균(8.6%)보다 높고 월평균 임금은 19만원이나 낮아 취약한 업종으로 꼽힌다. 위기감을 느낀 정부는 지난해 말 ‘제2차 뿌리산업 진흥기본계획’을 발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뿌리산업진흥센터에 따르면 뿌리산업은 높은 주력산업 의존도로 인해 수요산업과 동반 정체하는 특성이 있어 수요시장 다변화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 전기차·사물인터넷(IoT)가전·바이오 등 신산업과 고기능·친환경·스마트화 등 수요산업 트렌드에 맞춘 뿌리기술를 개발하는 노력도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뿌리산업진흥센터 관계자는 “뿌리산업이 발전하려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서 해외시장과 틈새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며 “자동화·스마트화·친환경화·에너지효율화와 같은 공정 혁신도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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