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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미세먼지와의 전쟁.."1~2년 내 공장 미세먼지 99%까지 걸러내는 필터 완성"

장세규 박사팀, 우주소재 개발하다가 필터 개발

나노튜브 활용해 고효율 필터 재활용까지 가능

1~2년 뒤부터 화석연료 쓰는 공장에 속속 적용

바이러스 정제, 수처리, 식품 정제 등 용처 다양

초미세입자를 포집하고 필터를 막은 입자를 태워서 재생할 수 있는 세라믹 나노튜브 필터.(25nm 입자를 99.9% 이상 제거) /사진제공=KIST




국내 연구진이 우주소재를 개발하다가 공장 미세먼지를 99%까지 획기적으로 걸러내고 재활용까지 가능한 필터 기술을 개발했다. 이에 따라 1~2년 내 기술을 완성한 뒤 점차 화력발전소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공장과 협의해 상용화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이 필터는 바이러스 정제, 수처리, 식품 정제 등은 물론 우주항공, 전자, 자동차, 원자력 분야 등에도 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이병권) 전북분원 양자응용복합연구센터 장세규 박사팀은 질화붕소 나노튜브 (boron nitride nanotube·BNNT)를 활용해 재활용이 가능한 첨단 세라믹 필터 제조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 기술은 석유나 석탄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공장의 숯검댕이를 포집한 뒤 이를 태워 미세먼지 원인물질을 제거하는 것으로 필터를 반영구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 다만 개인용 마스크에도 적용은 가능하나 마스크 크기 재료비만 10만 원이 넘어 산업용 미세먼지 저감에 주로 사용될 전망이다.

BNNT 필터를 가스 토치(불꽃)로 가열하는 사진. /사진제공=KIST


미세먼지는 공장·자동차·가정에서 사용하는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유기 탄화물로 폐 기능 장애 등을 일으킨다. 지름이 10μm(마이크로미터·머리카락 굵기 100분의 일) 이하인 입자인데 이중 지름이 100nm(나노미터·머리카락 굵기의 약 십 만분의 일) 이하인 입자는 초미세먼지로 분류된다. 단 우리나라는 초미세먼지를 2.5μm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기존 미세먼지 필터는 섬유가 굵고 기공 크기도 커 초미세먼지를 걸러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대부분 일회용이고 주원료가 플라스틱 섬유라 환경오염도 야기했다. 이에 따라 장 박사팀은 질화붕소 나노튜브로 재활용이 가능한 첨단 세라믹 필터 제조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장 박사는 “미세먼지를 포함한 유기 미립자는 350도 이상으로 가열하면 연소돼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된다”며 “초고온(레이저·플라즈마)에서 성장해 900도까지도 타지 않는 질화붕소 나노튜브로 필터를 만들어 기공에 걸린 미립자를 태우고 필터를 재활용하는 것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장세규 KIST 전북분원 선임연구원


이 필터는 매우 얇게 만들 수 있어 커피콩 1개 무게(100mg)의 소량 나노튜브만으로도 명함 크기 필터를 제조, 초미세입자를 99.9% 이상 제거할 수 있다. 기공 크기도 손쉽게 조절할 수 있고 막힌 필터를 태워서 재생하더라도 효율이 유지된다. 장 박사는 “질화붕소 나노튜브는 방열·방사선 차폐 소재로도 응용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기술을 완성해 현장에 적용해야 하고 가격경쟁력도 갖추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미세먼지 크기에 따른 필터 크기를 조절해야 하고 필터를 통과한 뒤 입자의 유속도 느리게 하고 입자를 오븐에 태우지 않고도 그 자리에서 태워 다시 필터를 쓸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홍재민 KIST 전북분원장은 “미국 NASA(항공우주국)가 극한 우주환경 소재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약 2,000 여건의 기술파급효과를 거뒀는데 KIST도 신소재 개발과 실용화로 국민 삶의 질 제고에 나설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한편 KIST 전북분원 복합소재기술연구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부터 우주 승강기용 극한환경소재 개발을 목표로 4U(우주 환경용 4가지 극한 물성인 초경량·초고강도·초고전기전도도·초고열전도도 복합소재) 프로젝트(단장 홍재민·포항공대 이건홍 교수)를 한국과학기술원(생명화학공학과 김범준·김지한 교수)과 공동으로 수행해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Membrane Science’ 최신호에 실렸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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