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의 대출규제로 가계대출 장사가 힘들어진 은행권이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놨는데요. 하지만 중기대출 역시 리스크 관리가 쉽지 않아 우량 중소기업을 향한 은행들의 경쟁이 심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리포트입니다.
[기자]
금융권에 따르면 각 은행은 올해 중기대출 목표치를 확대 설정하고 관련 상품 출시를 준비중입니다.
KB국민은행은 올해 중기대출 목표를 전년보다 9조원 늘린 98조원으로 잡았습니다. IBK기업은행은 8조5,000억원 늘린 45조원, 우리은행은 6조5,000억원 늘린 82조5,000억원, 신한은행은 6조원 늘린 84조원, KEB하나은행은 5조원 늘린 80조원을 각각 중기대출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정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각종 대출규제 강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가계대출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자 중기대출을 대신 늘리려는 의도입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에 비해 신용위험도나 대출연체율 등이 상대적으로 높아 본질적인 리스크를 안고 있습니다.
이에 은행이 무리하게 중기대출 확대에 나설 경우 수익이 악화하거나 부실기업의 대출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각 은행은 중기대출을 확대하는 만큼 중소기업의 신용평가 등 시스템을 고도화해 대출심사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중기대출 문턱을 쉽게 낮추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이에 소수의 우량 중소기업들을 상대하기 위한 은행 간 경쟁이 심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중소기업의 단순한 기술력·잠재력보다는 재무적 안정성을 우선적으로 따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시중은행에서 중기대출을 받으려면 자기자본 1,000억원이 넘는 중견기업 수준은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양한나기자 one_sheep@sedaily.com
[영상편집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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