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은 28일 “현대모비스(012330)를 전면에 내세운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하면서 주주 가치가 한층 더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대주주의 역할은 유지되는 가운데 현대모비스가 미래차 관련 기술개발과 합작투자 등에 공격적으로 나설 무대가 마련됐다는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분할합병 이후에도 지난 2월에 발표한 잉여현금흐름(FCF) 20~40% 수준의 배당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대글로비스(086280)도 “대주주 지분 매각에 따른 주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주주 친화 방안을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실천하겠다”고 전했다.
현대모비스의 기존 주주는 이날 의사회에서 결정한 현대글로비스와의 분할합병으로 주식 1주당 현대글로비스 신주 0.61주를 추가로 배정받는다. 이 때문에 기존 주주는 두 회사로부터 배당소득을 얻을 수 있다.
더욱이 지배구조 개편에도 불구하고 대주주인 정몽구(6.96%·2017년 기준) 회장의 지분율은 유지된다. 대주주의 강력한 지원 아래 산업의 판을 바꾸고 있는 미래 자동차 기술에 대한 투자를 이어갈 토대가 갖춰졌다는 의미다. 글로벌 자동차부품 시장은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전기차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하면서 미래 핵심기술을 먼저 확보하는 것이 생존 여부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모비스는 지배구조 문제가 해결된 만큼 미래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와 인수합병(M&A), 글로벌 업체와의 합종연횡을 위한 조인트벤처(JV)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현대글로비스도 이번 출자구조 개편으로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벗어나 사업역량을 펼칠 무대가 마련됐다. 현대글로비스는 물류 네트워크와 AS 부품 등 핵심 역량을 활용한 미래 자동차 관련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배구조 개편으로 기아차(000270)는 현대글로비스의 지분을 확보하는 동시에 현대모비스 지분을 오너 일가에 팔면서 자금 사정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지난해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판매가 감소하고 통상임금 소송 1심에서 패소하며 영업이익률이 1%대로 떨어졌다. 3조원 규모인 현대모비스 지분을 정 회장 부자에 팔면 상당한 유동성이 유입돼 자연스럽게 주식도 재평가될 전망이다. 현대차(005380)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번 출자구조 개편으로 그룹사들의 사업역량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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