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27일 정식 출범한 한국카카오뱅크는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금융거래가 가능한 시대를 앞장서 개척한 ‘혁신의 아이콘’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 은행이 금융 업무가 필요할 때만 찾는 것에 그쳤다면, 카카오뱅크는 ‘일상에서 더 쉽게, 더 자주 이용하는 나만의 은행’을 지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복잡한 가입조건 없이 누구나 비대면 실명 인증을 통해 7분 이내 계좌 개설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언제 어디서든 모바일에서 은행업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공인인증서·보안카드가 없어도, 계좌번호를 몰라도 손쉽게 송금할 수 간편성은 손에 꼽히는 장점이다. 빠른 계좌이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주거래은행에서 일부 금액을 카카오뱅크로 옮겨 쓰는 사람도 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편리함은 물론 다양한 고객 서비스로 금융권 전반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단 하루만 돈을 맡겨도 이자를 주는 ‘세이프박스’가 대표적이다. 카카오뱅크 입출금 통장 안에 예비자금을 보관할 수 있는 안전금고(세이프박스)에 하루만 돈을 맡겨도 연 1.20%의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지난 1월 내놓은 전·월세 보증금 대출은 출시 49일 만에 애초 목표로 한 1,000억원(약정액 기준)을 돌파하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낮은 금리로 주말·휴일에도 모바일 하나로 손쉽게 대출 받을 수 있어 큰 인기를 끌었다. 최근 5,000억원의 추가 유상증자를 결정한 카카오뱅크는 이를 기반으로 대출 여력을 확대하고 새로운 대출, 카드 상품 등을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당장은 전·월세보증금 대출 판매를 확대하고, 올해 안에 신용카드 사업 인가를 받아 내년 상반기께 새로운 카드 상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카카오뱅크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지난해 7월 오픈 첫날 15만 명이 가입한 데 이어 3개월 뒤인 10월 말에는 437만 명으로 가입자가 급증했다. 지난달 말 카카오뱅크의 가입자는 546만 명을 넘어섰다. 여신 및 수신액도 껑충 뛰었다. 지난해 8월 말 1조6,100억 원이던 여신 금액은 지난달 말 5조5,100억 원까지 불어났다. 수신 금액은 같은 기간 2조,1900억 원에서 6조4,700억 원으로 커졌다. ‘24시 모바일 뱅크’가 20∼30대만의 전유물이라는 편견과 달리 고객 연령대도 다양해지고 있다. 10대 이하는 5%, 20대 31%. 30대 34%, 40대 21%, 50대 이상은 9%를 차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여전히 20대부터 40대 고객 비중이 가장 높지만, 50대 이상 고객들 사이에서는 서비스 만족도가 높다”며 “고령 고객을 위한 서비스 확충 차원에서 이달부터는 만 65세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한 느린 말, 쉬운 설명 등 맞춤형 상담번호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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