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BMW는 ‘실키식스(Silky 6)’로 통했다. 비단결 같은 주행성능을 구현해 내는 6기통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 때문이다. 대표적인 모델이 중형 세단인 5시리즈. 하지만 2011년부터는 다운사이징 전략에 따라 2ℓ 직렬 4기통이 주력 엔진이 되면서 ‘실키식스’라는 별명은 어색해졌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 출시한 신형 530i 역시 과거 6기통 3ℓ 엔진이 아닌 4기통 2ℓ 엔진이 탑재됐다. 트윈파워 터보기술로 출력은 유지했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이런 아쉬움을 해소할 수 있는 모델이 바로 ‘뉴 540i xDrive M 스포츠 패키지 플러스’다. BMW는 이 모델에 기존의 상징과 같던 6기통 가솔린 엔진을 얹었다. 다운사이징의 비결인 트윈파워 터보 기술 역시 6기통 엔진에도 장착했다. 540i는 최고출력은 340마력, 최대토크는 45.9㎏·m의 힘을 발휘한다. 530i와 비교하면 최고출력은 90마력, 최대토크는 10㎏·m 높다.
최근 서울 시내와 도시고속도로에서 540i의 운전대를 잡아봤다. 외관 디자인과 실내, 각종 편의사양은 530i와 다르지 않다. 굳이 차이를 꼽으면 19인치 더블스포크 블랙휠 정도다. 하지만 주행 질감은 확실히 다르다. 530i가 ‘잘 달리는 세단’이라면 540i는 ‘야생마 같은 세단’의 느낌을 줬다. 초반 가속력부터가 차이가 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4.8초. 530i와 비교하면 1초 이상 빠르다. 특히 초반 가속력이 월등하다. 1,450rpm부터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530i와 달리 최대토크 구간을 1,300rpm으로 당긴 덕분이다. 여기에 스텝트로닉 8단 스포츠 자동변속기는 530i의 8단 변속기보다도 정밀하고도 빠르다.
BMW의 반자율주행기능들은 540i에도 들어가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첨단 기술보다 야생마 같은 운전 재미를 느끼는 게 더 매력적인 차다. 가격은 1억140만원.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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