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김정태 회장 후보자 재임 기간에 논란이 되는 사안이 다수 발생했다”며 연임 반대의사를 밝혔다. 연구소 측은 “하나은행은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총 13건의 채용비리가 있었고 현재 검찰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연구소는 하나금융지주가 채용비리·인사비리 의혹이 있었고 여기에 김 회장이 직간접적인 최종 의사결정자였기 때문에 연임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연구소 측은 “인사비리로 김 회장이 기소되는 등 법적 문제는 없었으나 회사 내부규정 등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인사가 진행돼 회사 평판을 훼손한 책임은 작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서스틴베스트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지적하며 “관련 혐의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김 회장 후보자는 금융사 임원 자격을 유지할 수 없다”며 “무죄 판결을 내린다고 해도 현 상황에서는 김 후보자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저하됐다고 판단하기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김 회장의 재선임 안에 찬성의견을 냈다. 아이카이스트 부실 대출 의혹 등을 재선임에 반대할 만한 사유로 보지 않았고 오히려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 점을 높이 샀다. KB금융지주의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연구소는 권순원 사외이사 후보자가 “인사 전문가로 이사회 전문성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반면 ISS는 “권 후보자가 금융사를 포함한 상장회사 이사회 활동 경험이 없어 이사로서의 성과를 평가할 수 없다”며 반대를 권고했다.
연구소는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의 셀트리온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도 ‘반대’를 권고했다. 연구소는 “셀트리온은 대부분 매출을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런 일감 몰아주기로 셀트리온의 부가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이전될 가능성이 크다”며 “일감 몰아주기로 기업 가치를 훼손한 이력이 있고 이해충돌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 일부 주주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국내 의결권 자문기관들은 삼성물산과 현대홈쇼핑의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서도 반대의견을 내놓았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필립 코셰 사외이사 후보자는 삼성물산 의사회 의장인 최치훈 사내이사 후보자와 과거 글로벌 기업인 GE에서의 재직 기간이 겹친다”며 독립성 확보와 견제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대홈쇼핑의 사외이사 후보자 재선임에도 반대의견을 권고했다. 연구소는 “현대홈쇼핑은 후보자가 현재 현대건설의 사외이사와 세무법인 티엔피의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며 “상장회사 두 곳의 사외이사와 다른 회사의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는 것은 사외이사로서 충실한 임무를 수행하는 데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세무사법의 일반법(상법)에서 규정하는 유한회사 규정을 준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후보자가 분석기업의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볼 여지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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