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아주대병원에 따르면 신경과 홍지만·이진수·최문희, 병리과 김장희 교수 등 뇌졸중팀은 급성 허혈성 뇌졸중 치료를 받은 83명의 컴퓨터단층촬영(CT) 혈관조영술, 특수 자기공명영상(경사에코기법 MRI) 영상과 막힌 혈관에서 빼낸 혈전에 대한 조직검사 결과를 비교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결과는 저명 국제학술지 ‘뇌졸중’(Stroke) 인터넷판에 실린데 이어 3월호 논문집에 정식 게재된다.
83명은 정맥에 혈전용해제를 주사하거나 사타구니·팔목 동맥을 통해 막힌 뇌동맥까지 카테터를 밀어넣어 금속망으로 혈전을 직접 빼내는 시술을 받았다. 이 중 막힌 뇌동맥에서 빼낸 52명의 혈전 성분을 분석해보니 혈전용해제가 듣는 반응군(23명)은 무반응군에 비해 적혈구 비율이 높은 반면 피브린(fibrin·혈액응고 과정에 작용하는 단백질)·혈소판·백혈구의 비율은 낮았다. 적혈구가 혈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환자의 75%는 혈전용해제 반응군, 25%는 무반응군이었다. 혈전에서 적혈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1% 증가할수록 정맥에 주사한 혈전용해제가 들을 확률은 5%씩 상승했다.
혈전용해제가 듣는지는 대략 두 가지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다. 첫째, 혈전용해제 투여 전후의 뇌혈관 상태를 CT 혈관조영술 영상으로 비교해 막혔던 혈관이 뚫렸는지 확인하는 방법이다. 둘째, 혈전에 적혈구가 많으면 철(Fe) 성분 때문에 특수 MRI 영상에서 검게 보이고 적혈구가 20~30% 안팎으로 적으면 밝게 보이는 것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밝게 보이면 혈전용해제가 안 듣는 무반응군으로 추정해 뇌동맥 내 혈전제거술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아주대병원 뇌졸중팀은 이런 방법을 활용해 94% 이상의 뇌동맥 재개통률을 달성했다.
이번 연구를 주관한 홍 교수는 “뇌동맥 혈전제거술로 막힌 혈관을 재개통하는 시대에도 혈전용해제는 여전히 급성 허혈성 뇌졸중 치료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우리 논문은 새로운 혈전용해제 개발의 방향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제1저자인 최 교수는 “국내외 뇌졸중학회에서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에게 혈전용해제와 뇌동맥 혈전제거술을 병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혈전용해제가 안 듣는 환자를 예측하기 어려웠다”며 “우리 연구가 이런 애로를 어느 정도 해소시켜 응급상황에서 뇌동맥 혈전제거술 결정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고 맞춤형 뇌졸중 치료 시대를 여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