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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ODM 기업 취업문 열기] 해외 거주 경험·글로벌 감각 함께 어필하라

한세실업, 신입사원 해외로 파견

스펙보다 인성·열정에 높은 점수

한국콜마는 글로벌 업무 특화 우대

한세실업의 베트남 법인인 TG공장에서 근무하는 정영우(왼쪽) 주임이 작업지시서를 보며 현지 직원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세실업




한세실업의 글로벌 전형으로 지난 2015년 입사한 정영우(29) 주임은 현재 베트남 TG법인에서 생산기획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정 주임은 인도네시아와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며 다양한 문화에 녹아드는 글로벌 감각을 익혔고 그 경험을 살릴 수 있는 해외 파견 업무에 자원했다.

그는 “낯선 곳에서 업무를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아 해외 근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분들도 있지만 그만큼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면서 “해외 직원들을 이끌고 나 스스로가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책임진다는 성취감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한세실업 인사 담당자는 “일반적으로 회사의 주임 직책이면 시키는 일만 수동적으로 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한세는 그렇지 않다”면서 “해외 공장 하나를 책임지기도 하고 생산관리도 맡아 할 정도로 입사 초기부터 자신의 능력을 펼칠 기회가 많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패션전문기업인 한세실업은 입사 1~3년차 신입사원에게 해외 생산법인 근무 기회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해외법인으로 파견돼 공장의 생산 기획을 담당하게 된다. 수십 명에서 많게는 수 백 명의 해외 공원들은 이끈다.

이 회사가 젊은 직원들에게 생산과정에 대한 권한과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인적 자원의 빠른 성장을 돕기 위해서다. 물론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된 새내기 사원에게 중요 업무를 맡기는 것은 패션 업계는 물론 상당수 기업에서도 보기 드물다. 보통 5년 이상 근무한 대리급 이상을 파견하는 것이 업계 관례지만, 한세실업은 3년차 이하 젊은 직원들이 해외 법인 근무 경험을 통해 본사에서 능력을 맘껏 펼치도록 유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한세실업의 인재 육성 전략이 창사 이래 적자 없는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로 꼽고 있다.

한세실업처럼 글로벌 시장을 종횡무진하는 제조업자개발및생산(ODM) 기업들은 글로벌 인재 확보가 회사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패션에서 뷰티, 식품 등에 이르기까지 브랜드의 제품을 생산해 납품하는 주문자위탁생산(OEM) 기업들은 단순 하청업체라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연구개발(R&D)은 물론 디자인에 과감하게 투자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 ODM 전문기업으로 거듭나면서 위상도 덩달아 높아졌다.

특히 의류나 화장품 ODM기업들은 유명 글로벌 브랜드사와 계약해 제품을 공급하는 등 일찌감치 차별화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매출 1조 7,000억원대로 성장한 한세실업은 나이키·갭·자라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에 매년 3억장의 의류를 생산·수출하고 있다. 8,000억원대 매출을 올린 코스맥스(192820)는 로레알그룹의 인도네시아·미국 공장 인수 후 지난해 미국 화장품 제조업체 누월드를 인수했다. 최근 CJ헬스케어 인수로 1조3,000억원의 덩치로 커진 한국콜마(161890) 역시 화장품 업계 최초로 ODM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해 의약품, 건기식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지난 1월 베트남 연수 교육 중인 한세실업 신입사원들이 활짝 웃으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세실업


이처럼 기업이 성장하며 매년 증가하는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해외 법인의 관리 인력, 연구개발 전문가 등 인재 수요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한세실업은 올해 채용을 수출부, 경영일반, 생산혁신, 지역전문가, R&D 부문으로 확대했다.한국콜마도 올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채용을 진행할 방침이다.

한세실업의 채용 절차는 서류심사, 인적성 검사, 1·2차 면접, 3차 면접, 4차 면접 순서로 진행된다. 4회에 걸쳐 진행되는 면접은 ‘소통 경영’을 중시하는 창업주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의 철학에 따라 화려한 스펙보다는 지원자의 인성과 열정을 파악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실무진급, 팀장·부서장급, 임원급 면접에 이어 최종 면접에는 김 회장이 직접 참여한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1박2일 심층면접을 처음으로 도입해 인터뷰, 개인 프리젠테이션, 토론, 팀워크 평가 등 지원자를 세심하게 검증할 수 있는 테스트를 하고 있다. 면접 과정에는 한세실업 실무진이 직접 참여해 지원자의 리더십과 도전정신, 글로벌 마인드, 협동심을 다방면으로 평가한다.

이 회사 인사 담당자는 “빠르게 변하는 패션 트렌드를 이해하고 업무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하며, 해외 생산법인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에도 발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순발력이 필요하다”며 “해외 바이어나 법인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대비해 외국어 능력까지 갖추면 더욱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세실업 실무자들이 직접 진행하는 채용설명회에 참여하면 업무 환경, 근무 조건 등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보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채에 최종 합격한 신입사원들은 6개월간 인턴 근무 후 평가를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정규직 전환율은 95% 이상이며, 정규직 전환과 동시에 베트남 해외연수 기회가 제공된다. 이외에도 우리사주제도(ESOP)·우수사원 미주 연수·장기 근속자 해외여행·사내 외국어 교육 지원·단기 MBA 교육지원(팀장급) 등 복리후생 혜택을 갖추고 있다.

코스맥스는 그룹의 성장 기회가 해외에 있다고 판단, 글로벌 인재 모시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코스맥스가 운영하는 글로벌 인력 채용은 국내법인 소속으로 글로벌 업무 담당, 해외법인 소속 등 크게 두 가지 형태로 이뤄져 있다. 이 회사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한 차례씩 그룹 공채를 통해 인력을 뽑는데, 올 상반기 공채는 3월 말로 예정돼 있다.

국내법인 소속 인력의 경우 사내 어학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상시적인 언어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해외주재원 파견 풀(Pool)에 선발되면 별도의 관리를 받게 된다. 반면 해외법인 소속은 본사에서 직무교육을 받은 후 해당 해외법인에 배치돼 근무하게 된다. 정운영 코스맥스 미국법인 팀장은 “중국·미국·호주·인니·태국 등 해외 각지에 파견된 80여명의 해외주재원들은 올 한해 경영방침인 ‘원 코스맥스(ONE COSMAX)’를 위해 힘쓰고 있다”며 “전세계 고객들에게 ‘코리안뷰티(Korean Beauty’를 알린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열린 메이크업인서울 한국콜마 부스에서 해외영업팀 직원들이 글로벌 바이어를 대상으로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콜마


한국콜마는 매년 채용 인원의 10% 정도를 해외 인력으로 뽑는다. 한국콜마가 지난 2015년 이후 매년 평균 150명 정도의 신입사원을 채용한 것에 비춰보면 매년 15명 내외의 글로벌 인력을 채용하는 셈이다. 해외거주 경험이 있거나 글로벌 업무에 특화된 인력을 대상으로 채용이 이뤄진다. 별도의 채용 절차가 있는 것은 아니고 다른 업무 직군과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해외 경험을 어필하거나 글로벌 업무를 희망하는 지원자에 한해 언어 능력을 테스트한다”며 “글로벌 인력으로 채용되는 지원자들을 보면 토익 같은 언어자격증보다는 해외에서 대학을 다녀 기본적인 언어구사 능력이 뛰어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올해 해외영업그룹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박승한 사원은 “채용 과정에서 해외에서 거주한 경험과 영업적인 능력을 함께 어필하려고 많이 노력했다”며 “제가 오랜 기간 거주했었던 홍콩, 중국,및 아시아 업체들을 담당하게 된 만큼 제 능력을 발휘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정민정·박해욱기자 jmin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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