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축 통화이자 안전 자산인 달러에 대한 선호는 최근 들어 강해지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하나·신한·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수시입출금 통장과 정기예금을 포함한 달러예금액은 지난해 9월 329억달러에서 이달 21일 현재 391억달러로 19% 증가했다. 전문가들도 전체 자산의 10~20%는 달러 기반으로 보유하고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 와중에 원달러 환율은 올 들어 지속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다. 1월 8일에는 1,050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며 최근 한 달 간은 1,060~1,090원대 사이를 오가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현재 달러가 약세장인 가운데 변동폭도 적지 않기 때문에 저점 매수를 노려보라는 조언이다. 예컨대 1,060원대, 1,050원대 등 자신만의 기준선을 정하고 분할 매수해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외화예금이나 달러 머니마켓펀드(MMF)에 보유하는 것이다. 강우신 IBK기업은행 한남WM센터장은 “미국 정부의 약 달러 기조가 계속되고 있어 달러 잔고를 늘리기 좋은 상황”이라며 “최근에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자녀 유학이나 여행 등 실사용 목적에서도 달러 소유가 일반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달러 강세 요인과 약세 요인이 혼재돼 있어 단기간 급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따라서 단순히 보유만 하는 것은 다른 투자 자산에 비해 매력도가 적다는 평가다. 만약 단기 변동성을 이용해 트레이딩을 할 것이 아니라면 환차익에 더해 추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여러가지 달러 금융상품을 픽업하면 좋다. 이제환 KEB하나은행 영업1부 PB센터 부장은 “포트폴리오에 중장기적으로 달러를 편입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여러가지 달러 기반 금융상품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선은 정기예금이 가장 일반적이다. 보통 원화 정기예금보다는 이율이 낮지만 달러 환차익에 이자 이익도 거둘 수 있어서다. 만약 3년 내 달러가 현재보다 강세로 전환될 것에 배팅하겠다면 달러 주가연계증권(ELS)도 고려해 봄직하다. 기초자산으로 삼는 지수나 종목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을 얻는데, 원금 손실 가능성을 감수하는 조건으로 연 수익 7~8% 정도를 기대할 수 있다. 만약 5년 이상 장기 투자를 마음먹었다면 달러저축보험도 가입할 만하다. 저축성 보험은 보통 예금보다 이자율이 높으며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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