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내 필수 미량 원소인 아연(Zn)이 부족하면 아토피 피부염,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결막염, 음식 알레르기, 두드러기 등의 면역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일 가톨릭대 의대에 따르면 이지현·박영민 교수(피부과), 한경도 박사팀과 서현민 교수(한양대 피부과)팀은 지난 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867명의 혈청 내 아연 농도와 알레르기 항원 특이 면역글로불린E(IgE) 수치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
총면역글로불린E는 혈액검사로 알레르기 반응 정도를 확인하는 수치로 알레르기 질환자에게서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다.
연구 결과 체내의 아연 농도가 감소하면 면역글로불린E 수치가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경향은 총면역글로불린E 수치뿐 아니라 항원에 따른 집먼지진드기·개·바퀴벌레 특이 면역글로불린E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반대로 아연 농도가 높으면 면역글로불린E의 수치가 낮아졌다.
세계 인구의 약 25%가 아연 결핍증이고 우리나라 임산부의 76%는 아연이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아연은 면역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나 알레르기 질환에서의 역할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으며 이전 연구들은 이에 상충하는 결과를 보였다.
아연은 면역체계, 성장, DNA 생산, 상처 회복, 효소 활성, 감각 등에 관여하는 중요한 미량 원소다. 체내에 저장되지 않고 아연을 함유한 음식물을 섭취해 공급된다. 육류, 굴, 조개류, 정제되지 않은 곡물 등에 풍부한 편이다.
그러나 채식주의자, 영양결핍자, 임신했거나 수유 중인 여성은 아연이 결핍될 위험이 있다. 크론병이나 흡수장애 증후군 같이 아연 흡수에 장애가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이 교수는 “알레르기 질환에 중요한 면역세포인 비만세포 내의 아연이온이 알레르기·가려움증 등을 유발하는 화학물질인 히스타민의 탈과립에 작용해 알레르기·염증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비만세포는 여러 염증 물질을 방출하는 탈과립을 일으키는데 히스타민이 세포 밖으로 탈과립되면 아토피 피부염의 주요 증상인 피부 가려움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됐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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