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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세이프가드는 기정사실"…"한국서 만든 세탁기마저 제재대상될까"우려

트럼프 강경 발언에 제재 수위 최고조 '긴장'

세이프가드 조치로 높은 관세 부과가 예상되는 삼성·LG전자 세탁기들. /연합뉴스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는 18일 ‘한국이 세탁기를 미국에 덤핑하고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신 인터뷰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기정사실로 간주하는 분위기다. 기업들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세이프가드 제재 수위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권고안보다 낮추지 않을까 하는 기대 섞인 희망이 그래도 남아 있었다면 이제는 그 실낱같은 가능성마저 사라진 거 같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이프가드에) 도장을 찍었다”는 표현까지 나왔다.

이에 따라 기업 관심은 세이프가드 제재 수위로 옮아가고 있다. ITC의 권고안은 저율관세할당량(TRQ)인 120만대에 대해서는 무관세, 이를 초과한 물량은 첫해 50%, 다음 해 45%, 3년째 40% 관세를 붙이도록 했다. 특히 120만대 미만 물량에 대해서는 무관세거나 20% 관세를 매기는 안을 첨부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종합해볼 때 ITC 권고안에서 가장 높은 수위가 관철되거나, 권고안을 뛰어넘는 수위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 중간 선거(11월) 등이 있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통상 관련 의미 있는 변화를 효과가 즉각적인 세이프가드 조치 등에서 찾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세이프가드 조치가 ITC 권고안 중 최고 높은 수위를 따를 경우 한국산 세탁기 전량인 총 280만대(삼성 150만대, LG 130만대)에 모두 관세가 붙는다. TRQ물량인 120만대에는 20%(1년 기준) 관세가 매겨진다는 얘기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한국에서 만든 세탁기에도 관세가 붙는 경우다. 한국에서 만든 세탁기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관할 아래 있어 ITC 권고안에서는 제재 대상에서 빠졌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트럼프가 이 물량까지도 세이프가드 조치에 넣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일이 실제 빚어지면 LG전자의 미국 수출 물량 중 국내 생산분인 20%가 추가로 제재 대상이 된다. 삼성전자는 미국 수출물량 전량을 베트남에서 만든다.

기업들은 미국 현지 공장 가동을 서두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는 상태. 삼성전자는 최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가전 공장을 계획보다 일찍 가동하기 시작했다. LG전자도 이르면 오는 10월에 테네시주 세탁기공장을 돌린다는 목표다. 기업들로서는 미국 현지에서 세탁기를 만들어 관세를 피하고, 기존 동남아에서 만들던 세탁기는 미국 대신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세이프가드 관련 최종 결정이 시한(2월 4일)보다 일찍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기업에 피해가 최소화될 결론이 나오기를 기대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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