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중기부 관계자는 “가상화폐 거래사이트의 불법적 행위가 적발되면 즉시 투자금 회수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며 “다만 현 시점에서는 투자금을 회수할지 말지 결정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15일 홍종학 중기부 장관은 “문제가 드러난 가상화폐거래소의 모태펀드 투자금을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중기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벤처캐피털(VC) 16곳이 모태펀드의 투자를 받아 벤처투자조합을 조성한 뒤 가상화폐 거래사이트에 투자했으며, 벤처캐피털이 가상화폐 거래소에 투자한 총 금액은 412억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모태펀드는 8개 부처에서 예산을 받아 분야별 출자계정을 통해 정책자금을 집행하는 것으로, 유흥·사행성업종 등은 모태펀드 출자대상에서 제외된다.
문제는 가상화폐 거래를 사행성 업종으로 볼 수 있느냐다. 현재로서는 가상화폐 거래사이트가 표준산업분류 기준 통신판매업 등으로 등록된 만큼 사행성 업종으로 판단할 근거는 없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최근 가상화폐 거래가 투기적 성격을 띠면서 정부 차원에서 강공 드라이브를 걸자 벤처캐피털업계도 잔뜩 위축된 모습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가상화폐 거래사이트에 대한 신규 투자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민간 VC의 결정에 맡긴다는 입장”이라면서 “정부 차원에서는 과열된 것으로 인식하는 만큼 이 같은 분위기를 업계에 전하고, 신중하게 투자할 것을 권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서 (중기부에서) 모태펀드를 통해 투자했다는 오해가 있지만, 투자대상기업을 정하는 것은 중기부나 모태펀드가 아니라 민간 벤처캐피털이며 412억원은 벤처캐피털이 가상화폐 거래사이트에 투자한 금액의 총액으로, 모태펀드의 지분은 이 중 일부”라고 덧붙였다. /정민정기자 jmin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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