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동부대우전자의 매각을 주도하는 KTB프라이빗에쿼티(PE)·유진자산운용·SBI인베스트먼트 등 FI는 오는 1월10일 전까지 동부대우전자 지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매각 측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두 기업이 제시한 가격의 대금 조달방안 검증과 비가격 요소를 검토하고 있다”며 “인수후보들도 부실채권 등 우발부채가 있는지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동부대우전자 매각가격은 1,700억원 후반에서 1,800억원 초반으로 결정 날 것으로 전망된다. FI가 투자한 약 2,000억원에서 200억원가량을 손실을 보고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매각 지분은 보유한 지분 45.8%와 김준기 전 회장 등 DB그룹이 보유한 지분 54.2%다. 입찰 경쟁을 벌였던 국내 업체인 대유위니아는 유상증자를 통한 인수 방안을 제시했다가 FI들로부터 부정적인 입장을 전해 들은 후 유상증자 규모를 인수가의 50% 이하로 낮춘 수정안을 제시했으나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사실상 탈락했다.
현재까지 엔텍합과 베스텔 중 어느 쪽도 뚜렷한 우위를 보이지 않고 있다. 두 곳 모두 FI 입장에서 만족할 만한 조건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각각 이란과 터키의 내수시장에서 가전업 강자일 뿐 차별요소가 적다는 점도 FI의 고민이다. 이 때문에 중국의 메이디그룹이 막판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IB업계에서는 동부대우전자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계속 연기되는 이유가 조건이 맞는 추가 매수후보자를 기다리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단기차입금 상환 문제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던 동부대우전자는 일단 주채권은행인 광주은행 등 채권단이 753억원의 만기를 1년 연장하며 한숨 돌렸다. 다만 DB그룹 차원의 지원이었던 DB하이텍(000990)의 지원금 170억원은 매각이 완료하는 대로 동부대우전자가 갚아야 한다. DB그룹 채권단 관계자는 “더 이상 DB그룹 계열이 아니어서 지원할 명분이 없고 산업은행 등 DB하이텍 채권단에서 만기 연장 등 추가 지원을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차입금은 동부대우전자의 알짜 계열사인 동부대우전자서비스의 지분을 담보로 삼고 있다. 또한 동부대우전자 노조는 광주공장 폐쇄를 막고 고용 보장을 확인받기 위해 최종 매수자와 한 차례 협상을 거치기로 했다. 이 같은 점은 매수자 입장에서 가격을 낮추게 하는 요소다.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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