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와 연말 수급이 합쳐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070원대로 하락 출발했다.
2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원70전 내린 1,078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년 만의 가장 큰 폭의 법인세 감세를 담은 세제개편안에 서명했지만 선반영을 끝낸 시장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오히려 상승 탄력을 잃은 달러화는 미국 물가 지표 부진에 더 반응했다. 25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11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대비 1.5% 상승, 시장 예상치에는 부합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목표치인 2%엔 크게 미달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연준이 예상대로 내년 기준금리를 3회 올릴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이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밤 사이 유로화 약세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강보합 마감하긴 했지만 달러화 상승 탄력은 현저히 떨어졌다.
최근 계속된 위안화 강세와 연말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도 원달러 환율을 무겁게 만드는 요인이다. 원화를 포함한 아시아 통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 원화도 이에 동조화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에 따라 연저점(1,076.8원·11월29일)을 눈앞에 두고 연말 종가 관리에 나선 외환당국 경계가 강해질 전망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2017년 마지막 주를 맞아 외환당국은 종가 관리에 촉각을 세울 것”이라며 “연말을 맞아 기업들의 여러 회계 기준이 될 종가 관리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연말에 연저점이 깨지면 내년 연초에도 원화 강세 기대가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날 원엔 환율(하나은행·9시 기준)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96전 내린 951원37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엔화 대비 원화 강세가 계속되면서 원엔 환율은 2년 만에 최저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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