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싱가포르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로 글로벌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해외사업 진출에서 현지 기업화를 추구하는 SK그룹의 ‘인사이더’ 전략이 중국에 이어 베트남에서도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0일부터 싱가포르와 베트남을 잇따라 방문해 정·관계 및 재계, 학계 인사와 벤처사업가, 투자전문가 등을 만나 에너지 및 정보통신기술(ICT) 등 분야의 상호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베트남을 방문한 최 회장은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1시간30여분간 진행된 면담을 통해 다양한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SK의 베트남 사업 현황을 응우옌 총리에게 설명하고 SK 강점인 에너지·화학 및 ICT 기술과 네트워크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통해 베트남 산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베트남 역시 SK와의 협력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특히 SK가 진행 중인 베트남 국영기업의 민영화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현재 베트남 정부는 250여개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중 SK 주력인 에너지·화학·통신 분야 기업들이 대거 포함됐다. SK그룹은 2000년대 초반 베트남 통신 사업에 진출했고 현재는 SK이노베이션(096770)이 페트로베트남그룹(PVN)과 유전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SK건설과 SK네트웍스(001740)가 베트남 지점을 두고 있다. 응우옌 총리는 “반도체와 스마트시티, 철도 및 고속도로 등 인프라 분야 투자와 스타트업 등 청년창업과 베트남 미래 인재 양성에 SK 지원이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이와 함께 베트남 최대 소비재 기업인 마산그룹의 응우옌 당 꽝 회장과 ICT 기업인 FPT그룹의 쯔엉 자 빈 회장을 만나 베트남 산업 동향을 논의했고 응우옌 낌 손 하노이국립대 총장과는 학술포럼인 ‘하노이 포럼’을 정기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아울러 베트남 방문에 앞서 싱가포르에서는 투자전문가 그룹과 만나 동남아 시장 환경과 전망 등 비즈니스 확장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특히 ‘동남아의 우버’로 불리는 그랩(Grab)의 앤서니 탄 대표와는 모빌리티(이동수단) 서비스와 공유경제 서비스의 미래 전망과 사업협력 가능성을 모색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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