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S스토리]첨단기술로 승부 네이버·생활 플랫폼 사활 카카오…최후의 승자는

네이버

분기 영업익 첫 3,000억 넘어

근력증강 기능 등 자체 로봇 발표

올 자율주행 4단계 도달 가능성

카카오

AI스피커·페이·택시 호출 등

카톡 중심 '생활 밀착형' 서비스

분기매출 첫 5,000억 32% 껑충





카카오(035720) 관계자들은 지난 7일 긴장과 환호의 하루를 보냈다. 카카오의 첫 제조 기기인 인공지능(AI) 스피커 ‘카카오미니’의 정식 판매를 시작한 지 불과 9분 만에 초도 물량 1만5,000대가 완판된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중순 네이버도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로봇 9종을 한꺼번에 공개한 것. 로봇 개발 사업에 뛰어든 지 불과 약 2년 만에 거둔 성과다.

지난 1990년대 중반 우리나라에 인터넷이 상용화되기 시작한 후 국내 대표 포털인 네이버와 다음은 인터넷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검색과 e메일, 온라인 소통 공간(카페) 서비스 등을 갖춰놓고 인터넷의 관문 역할을 한 ‘포털 사이트’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20여년이 흐른 지금은 어떠한가. 인터넷 사용자들은 구글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보고 인스타그램으로 사진을 공유한 뒤 페이스북으로 소통한다. 포털이라는 관문을 통과하지 않아도 다양한 ‘플랫폼(승강장)’을 통해 인터넷에서 정보와 콘텐츠를 찾는 세상이 됐다. 바야흐로 인터넷 세상에서 국가 간은 물론이고 업종 간의 장벽까지 허물어지면서 무한 경쟁 시대에 진입한 것이다.

물론 네이버와 다음의 운영사 카카오(옛 다음카카오)가 멍하니 세상의 변화를 지켜보기만 한 것은 아니다. 2010년대 들어 인터넷 접속 기기가 데스크톱PC에서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로 변하는 것에 주목했던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미 수년 전부터 이제 플랫폼 기업으로의 ‘환골탈태’를 통해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기술을 내놓고 있다.

네이버가 선택한 플랫폼의 지향점은 첨단 기술이다. 로봇과 자율주행차 등 첨단 기술을 구현해 사용자를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성과도 눈앞에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네이버의 기술 전문 자회사 네이버랩스는 지난달 16일 자사의 기술 포럼 ‘데뷰(DEVIEW) 2017’에서 자체 제작한 로봇들을 대거 발표했다. 실내 지도 제작, 근력 증강 등 개발을 완료한 로봇의 기능도 다양하다. 또한 올해 안에 자율주행차의 기술을 ‘4단계’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자율주행 4단계 기술은 세계적으로도 상위권에 속하는 수준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혁신기업을 선정하며 한국 업체 중 유일하게 네이버(9위)를 꼽았다.

카카오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인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이미 카카오톡으로 상대방에게 선물을 건네는 문화는 모든 세대에 걸쳐 자리 잡았고 전화 대신 ‘카카오T(옛 카카오택시)’로 택시를 호출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심지어 간편 송금 서비스인 ‘카카오페이’로 경조사비를 주고받기도 한다. 카카오는 이를 비롯해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자사의 인공지능(AI) 기술과 접목시킨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AI 스피커 카카오미니 1만5,000대가 9분 만에 팔린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면서 “생활에 도움을 주는 서비스를 계속 내놓겠다”고 말했다.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는 대목도 고무적이다.

카카오는 9일 올해 3·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2% 늘어난 5,15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카카오의 분기매출이 5,000억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도 57%나 증가한 474억원에 달했다. 최용석 카카오 경영지원담당 이사는 “광고 시장이 비수기였음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성과를 냈고 콘텐츠 등 모든 사업부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인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역시 이번에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3,000억원을 돌파하고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8.5% 성장한 1조2,007억원을 기록하는 등 저력을 과시했다. 문지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네이버가 AI 기술이 적용된 로봇과 자율주행차 등을 통해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영역을 장악하면서 신사업의 수익화 가능성에 한발 더 다가선 것으로 평가한다”고 분석했다.

네이버와 카카오에 남은 과제는 해외 사업 확장을 통한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이다. 국내에서는 검색(네이버)과 메신저(카카오톡)로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세계 시장은 구글과 페이스북 등 ‘정보기술(IT) 공룡’이 주름잡고 있는 탓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구글이 검색 주도권을 쥐고 있지 못한 나라는 중국과 일본, 러시아, 그리고 한국뿐이다. IT 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한국 기업 중 구글·페이스북 등과 사업으로 대결할 수 있는 기업은 네이버와 카카오가 유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네이버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라인(LINE)의 성공을 통해 해외에서의 성장동력은 상당 수준 확보한 상황이다. 이제 목표는 유럽이다. 프랑스에서 스타트업 육성 공간(스페이스 그린)을 확보하고 AI 연구소(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를 인수한 것은 출발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해진 창업자의 판단이다.

그동안 ‘국내 사업자’로만 평가됐던 카카오는 콘텐츠를 통해 일본 등의 지역에서 가능성을 찾고 있다. 카카오 일본 법인에서 운영하는 웹툰 플랫폼 ‘픽코마’는 지난 9월 말 기준 일 열람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임지훈 대표는 “웹툰을 비롯해 웹소설·게임·이모티콘 등의 분야는 (해외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