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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시스템 ‘혁명’이 연 新유통 시대

안병익의 ‘스마트 라이프’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도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진입하면서 혁명적인 물류시스템의 변화가 ‘신 유통시대’의 문을 활짝 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신 유통시대’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컨테이너를 싣고 항해를 하고 있는 물류선







“전자상거래는 단지 ‘강을 건널 때 사용하는 배’일 뿐이다. 미래에는 전자상거래라는 말이 없어지고 단지 신(新) 유통이라는 말만 남을 것이다. 내년부터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라는 단어를 쓰지 않겠다.”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지난해 전자상거래 시대가 끝나고 신 유통시대가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마윈은 온·오프라인, 그리고 물류가 모두 합쳐서 통합된 것을 ‘신 유통’ 이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실제로 곳곳에서 신 유통 시대에 걸맞는 물류 시스템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물류(Logistics)는 물적유통(Physical Distribution)을 줄인 말로. 생산자로부터 소비자까지의 물질 흐름을 의미한다. 유통은 생산자로부터 소비자에게 재화와 서비스를 전이시키고 장소와 시간, 소유의 효용성을 창출하는 것으로 정의하는 반면 물류는 소유 거래를 제외한 장소와 시간의 효용성을 창출하는 것으로 규정한다. 물류는 제품의 수송, 보관, 하역, 포장하는 전 과정과 기초시설, 유통가공, 정보기능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이다. 물류는 온라인 거래와 O2O, 공유경제가 활성화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선 그 중요성이 특히 배가된다.

물류는 크게 1, 2, 3자 물류로 정의할 수 있다. 1자 물류(1PL·Party Logistics)는 자사에서 전적으로 물류 업무를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2자 물류(2PL)는 물류 자회사를 통해 처리하는 것을 의미하고, 3자 물류(3PL)는 물류 업무 중 일부 혹은 전체를 물류전문 업체를 통해 아웃소싱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3자 물류’의 경우, 과거에는 단순히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아웃소싱하는 것을 의미했지만, 지금은 물류회사가 상품의 생산에서부터 고객 배송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를 효율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물류에서 가장 중요하게 떠오르는 분야는 바로 회수물류(Reverse Logistics)다. 제품이 판매돼 고객까지 전달되는 것이 일반 물류라면, 고객에게서 다시 판매사로 돌아오는 것이 회수 물류이다. 온라인 거래가 늘어나고 공유경제가 활성화 될수록 회수물류는 점점 더 증가할 수밖에 없다. 회수물류 시스템의 구성은 기업에 새로운 업무 프로세스를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

회수물류는 물류 망 최적화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윤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회수물류를 마케팅 활동의 일환으로 인식해 적절한 물류체계를 갖추지 못한 기업들은 그로 인해 크게 손실을 입게 된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조사에 따르면, 유럽의 전자제품 생산기업 중 60%는 회수물류를 중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들 중 45%는 회수물류에 대한 확실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적절한 반품과 리콜을 실시해 비용을 줄이면서도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기업 이미지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물류업계에서는 첨단 IoT기술을 도입해 운송 품질을 끌어올리고 시스템을 효율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들어선 물류업계에도 사물인터넷(IoT) 바람이 불고 있다. 첨단 IoT 기술을 도입해 운송 품질을 끌어올리고 물류 시스템을 효율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독일 소프트웨어 기업 SAP가 IoT 물류 서비스에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SAP는 IoT를 통해 수집된 인도, 출하, 운송 등의 물류 관련 데이터를 컨테이너와 위치정보 등과 결합해 관리자가 운송 중인 화물의 위치, 내용물, 차량 상태와 성능 등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개발했다. SAP는 39만 여 제휴 파트너를 거느린 보쉬그룹과 협력해 물류 관련 분야 IoT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물류 IoT 솔루션을 기반으로 실시간 위치파악, 자동인식, 온도, 충격 등의 상태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국내 기업인 현대상선도 최근 삼성SDS와 손잡고 화물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IoT 솔루션을 구축했다. 미국 페덱스도 화물 위치는 물론 온도, 압력, 충격 여부까지 즉각 파악할 수 있는 IoT 기반 물류 솔루션인 ‘센스어웨어’를 선보였다. 이를 화물에 붙이면 위치, 습도, 포장 상태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신 유통시대에는 드론 물류도 중요한 인프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드론 물류는 드론 배송, 상품 적재, 재고 정리, 구조 물류 등 크게 4가지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드론 배송은 물품 배송에 드론을 활용하는 것으로, 소비자 배송 물류 망을 혁신할 수 있을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미국의 아마존은 물류창고에서 상품을 실어 드론으로 반경 16km 거리를 30분 내에 배송하는 ‘프라임 에어’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드론은 물류센터 내의 ‘재고 정리’와 ‘상품 적재’에도 활용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물류 센터 전용 드론을 개발했다. 물류 센터 전용 드론은 경로를 자율 비행할 수 있어 물류센터 곳곳에 위치한 화물의 유통기한, 종류, 상태 등 재고 정보를 파악해 전송할 수 있다. 물류센터 전용 드론은 재고 관리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작업자가 확인하기 어려운 높이의 정보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또 드론을 이용해 물류센터 내의 상품 적재도 가능하다. 이밖에도 조난 지역에 긴급 구조 물자를 지원하거나 의약품을 신속하게 배달하는 구조 물류에도 활용되고 있다.

제2의 인터넷 혁명이라고 불리는 블록체인도 물류 시스템 분야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블록체인은 거래가 성립되는 즉시 거래 내역이 안전한 방법으로 생성되어 네트워크에 공유된다. 거래 과정에서 공증 등의 다른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안전하고 신뢰도 높은 거래를 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거래의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어 물류 및 유통 분야에도 적용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일례로 월마트는 식음료 운송·판매 과정을 추적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다. 중국 시장에선 돈육 추적용으로 개발된 블록체인 파일럿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해운회사 머스크 라인은 물류 계약, 선적, 운반 등 전 과정에 블록체인 도입을 진행하고 있다. 블록체인을 통해 서류 업무를 획기적으로 줄여 연간 수 억 달러의 물류비용을 줄일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금까지 전자상거래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고객 확보 비용 증가와 물류비용의 증가였다. 앞으로 물류혁명을 거쳐 새로운 신유통이 등장하고 대규모 인프라까지 구축되면 유통 자체가 소비자 중심 모델로 바뀔 전망이다. 그리고 신유통 시대에는 공급자와 소비자가 유기적으로 융합되어 전통적인 유통 관점의 소유, 장소, 시간 효용성에서 한발 더 나아가 최적의 융합 효용성을 추구하게 될 것이다. 온·오프라인 그리고 물류가 통합해 최고의 효용성을 창출하는 혁명적인 신유통 시대가 도래하길 기대해본다.






안병익 대표는…

국내 위치기반 기술의 대표주자다. 한국지리정보 소프트웨어 협회 이사, 한국공간정보학회 상임이사, 한국LBS산업협의회 이사를 역임했다. 지난 2000년부터 2009년까지 포인트아이 대표이사를 지냈고, 지난 2010년 위치기반 사회관계망서비스 씨온(현 식신 주식회사)을 창업해 현재 운영 중이다. 건국대학교 정보통신대학원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글_안병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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