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캐릭터 ‘뽀로로’가 가상현실(VR)을 통해 소아 환자의 수술 불안을 줄여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의 한성희·유정희 교수는 영상제작 회사 더브이알 및 뽀로로 제작사 아이코닉스와 함께 ‘뽀로로와 함께하는 VR 수술장 탐험’이라는 영상을 제작해 소아 환자에 보여준 결과 이 같은 효과를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영상은 4분 길이로 애니메이션 ‘뽀로로와 친구들’에 나오는 캐릭터들이 수술실의 모습과 마취과정에 대해 설명해주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지난 1월부터 3개월간 34명의 소아환자에게 영상을 시청하도록 했고 다른 35명은 영상 시청 없이 마취와 수술에 대한 안내 사항만 전달받도록 했다. 두 그룹의 마취 유도 전 불안감 지표를 비교한 결과 수술 전 VR 영상을 시청하지 않은 그룹(대조군)은 51.7점인 반면 영상을 시청한 그룹은 31.7점으로 집계됐다. 마취 유도에 대한 순응도를 보인 환자 역시 대조군이 12명인 반면, 영상을 시청한 그룹에서는 28명이었다. ‘뽀로로’가 수술 준비의 과정을 친절하게 설명해줌으로써 소아 환자들이 불안감을 덜 느낀 것이다. 한성희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VR 영상시청을 통해 수술실을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다면 불필요한 진정제의 사용을 피하면서 편안하고 자신감 넘치는 수술준비를 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향후 VR 영상을 이용한 가상체험이 소아환자들의 수술 후 행동방식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 VR과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최신 장비를 이용한 의료서비스의 의학적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후속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외과학회지(British journal of surgery)’ 11월호 표지 연구로 선정됐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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