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서울경제신문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일본에서 전날 체결한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문 인수 계약에 대해 “우리가 인수한 것이 아니라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어 “반도체 업계가 더 상생할 방법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그런 점을 도시바 측에 잘 얘기해 같이할 기회를 얻게 됐다”며 “아직 다 끝난 것이 아니고 몇 단계를 더 지나야 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수가 완료되려면 일본과 미국·중국 등의 경쟁 당국에서 승인을 받아야 하고 인수전 경쟁자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국제중재재판소(ICA)에 매각 중지 소송을 제기한 것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계약이 다 이뤄지려면 국가에서 허락도 해야 하고 법정 투쟁도 상당히 있고, 그것이 다 잘돼야 한다”고 신중하게 말했지만 만면에 웃음을 띠며 자신감을 보였다.
최 회장은 15% 의결권 제한 등 투자 제약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금 단계에서 (투자자들 간) 할 수 있는 협력이라는 점에서 봐야 할 것”이라며 인수 컨소시엄에 속한 업체들 사이의 상생과 협력을 재차 강조했다.
한편 최 회장은 이날 저녁 미국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 6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만나 한미 민간 교류협력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최 회장과 부시 전 대통령은 모두 부친에 이어 2대에 걸쳐 한미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수여하는 ‘밴 플리트’ 상을 받았다. 최 회장의 선친은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이며 부시 전 대통령의 부친은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이다.
최 회장은 “선친의 유지인 장학 사업과 학술 교류로 한미 양국 발전에 기여하고 선친에 이어 고등교육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밴 플리트 상까지 받게 돼 영광스럽다”며 “한미 양국은 민주주의와 자유시장주의를 공통의 가치로 공동 번영을 추구하는 만큼 평화와 안보를 위한 한미 동행은 굳건하다”고 강조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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