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전자 코’가 폐암 환자의 날숨을 75%의 정확도로 잡아냈다.
폐암은 수술이 어려울 정도로 진행돼버린 뒤에야 증상을 느끼는 경우가 많고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공인된 건강검진 선별검사(스크리닝)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1기에 수술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은 70%지만 3기 이후에 수술 받은 환자는 30%에 불과해 조기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5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흉부외과 전상훈 교수·장지은 박사팀은 이대식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박사팀이 개발한 전자 코로 폐암 환자 37명, 정상인 48명의 날숨을 분석해 이 같은 분석결과를 얻었다.
장 박사는 “컴퓨터단층촬영(CT)은 폐암 진단의 정확도가 100%에 가깝지만 방사선 노출과 높은 비용, 조영제 부작용 때문에 스크리닝용으로는 부적합하다”며 “전자 코가 의료기기로 상용화되면 기침이 잦은 노인 등 의심환자들이 값 싸고 안전하게 폐암 스크리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박사는 “전자 코는 8개의 센서를 쓰는데 반복학습(머신 러닝)을 통해 폐 속의 암세포가 만들어내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을 구별해 낸다”며 “전자 코 상용화에 관심이 있는 의료기기 업체에 기술을 이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용화 시기는 폐암 선별검사의 정확도를 어느 수준까지 끌어올리느냐에 달렸다. 전 교수는 “검사의 정확도를 높이고 환자 빅데이터 구축 등 후속연구를 통해 유용성이 입증되면 폐암 검사법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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