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해외 시장에서도 흑자를 내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흑자 규모가 크진 않지만, 10년 이상 이어온 해외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인데요.
이 가운데 유독 미국 시장에서 만큼은 국내 손보사들이 기를 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훈규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해외 11개국에 진출해 있는 삼성화재는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약 55억원, 베트남에서 56억원 등 대부분 지역에서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올 상반기에도 중국 55억원, 베트남 35억원 등으로 흑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중국서 약 20억원을 벌어 5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고, 인도네시아서도 약 14억원의 이익을 냈습니다.
현대해상도 중국법인인 현대재산보험에서 지난해 설립 9년 만에 수익을 냈습니다.
삼성화재와 KB손보, 현대해상 등 국내 손보사 3곳이 지난해 중국에서 번 돈은 총 538억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보사들이 해외에서 판매한 보험의 손해율은 여전히 높은 편입니다.
삼성화재가 지난해 해외에서 계약한 보험의 손해율은 87.5%로, 국내에서 판매한 자동차 보험 손해율 79.63%보다 높습니다.
KB손보의 경우 지난해 해외원보험 손해율이 125.3%였고, 올 상반기에는 소폭 줄어 120.2%를 기록했습니다.
손해율이 100%를 넘는 다는 것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보다 고객에게 내준 보험금이 더 많다는 뜻입니다.
큰 성과는 아니더라도 많은 지역에서 흑자를 냈음에도 손해율이 높은 이유는 미국시장에서의 부진이 큰 탓입니다.
KB손보의 경우 2013~2015년까지 미국 소상공인들에게 판매한 일반배상책임보험에서 2,000억원 넘는 손실을 본 영향을 지금까지 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인수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영업을 늘리기보다는 손해율을 낮추는 데 주력하는 상황입니다.
삼성화재도 미국에서의 손해율이 100%를 훌쩍 넘어서 미국 사업을 축소하기로 했습니다.
국내 손보사들이 유독 미국시장에서 기를 펴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업계에서는 법률 리스크를 꼽고 있습니다.
미국은 소송문화가 발달해 있어, 보험금 지급 규모가 국내 손보사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경우가 많았다는 설명입니다. /정훈규기자 cargo29@sedaily.com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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