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수입 업체는 사케를 팔고, 소주가 주력인 업체는 와인 리스트를 늘리고…’
주류업계가 포트폴리오 확장에 한창이다. 소비자들의 기호가 갈수록 다양해짐에 따라 한두 가지 주종으로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저도주 유행, 유통 대기업 주류 시장 본격 진출 등의 시장 변화에 살아 남기 위해서다.
◇ 와인 등으로 눈 돌리는 소주·맥주업체 = 우선 소주 매출 비중이 전체의 약 50%, 맥주 비중이 약 40%에 이르는 하이트진로(000080)는 최근 들어 와인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 6월 유태영 신동와인 대표를 와인 부문 전담 상무로 영입했고 최근에는 지난 7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중견 와인 수입사 길진인터내셔날에서도 인력을 일부 스카우트 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급하는 와인 품목도 점차 늘리고 있다. 이달부터 세계적인 와인전문지 ‘디켄터’에서 ‘죽기 전에 마셔야 할 와인 100선’에 선정된 이탈리아 와인 ‘달 포르노 로마노’와 가성비가 뛰어난 아르헨티나 와인 ‘나바로 꼬레아스’를 새롭게 수입하기 시작했다. 오는 10월에도 추가로 와인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길진인터내셔널에서 취급하던 일부 와인 업체와도 국내 유통 계약을 논의 중이다.
국내 맥주업계 1위 오비맥주도 칵테일 발효주를 캔에 넣은 ‘믹스테일 아이스’를 지난 6월 출시하며 포트폴리오의 다양화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소주 ‘좋은데이’를 판매하는 무학(033920)도 지난해 10월 주류수입 및 판매업을 사업 목적에 포함 시킨 후 6월 미국 프리미엄 라거맥주 ‘팹스트 블루리본’을 국내에 독점으로 수입하기 시작했다.
◇ 사케·샴페인에 관심 갖는 위스키·와인업체 = 반면 와인만 전문적으로 수입·유통해온 업체들이 맥주나 사케 등을 판매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약 20년 동안 ‘와인 외길’을 걸어온 중견업체 나라셀라는 정체된 와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최근 사케와 위스키, 맥주 취급을 시작했다. 현재 오프라인 매장 7곳 가운데 압구정점과 송파점 두 곳에서 판매 중이며 고객 반응을 살펴 확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발렌타인, 로얄 살루트 등 위스키로 유명한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올해는 프리미엄 샴페인 ‘페리에 주에’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위스키 업체들은 저도주의 유행 때문에, 와인 업체들은 유통 대기업 계열 주류 수입사와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대형 주류업체들은 종합 주류회사로의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서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있다”며 “소비자의 요구 또한 갈수록 복잡다단해지고 있어 이 같은 주류업계의 트렌드는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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