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자재 시장에 친환경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최근 살충제 계란이나 생리대 파문 등 생활 전반에 불어닥친 안전성 우려와 함께 공간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LG하우시스·KCC·한화L&C 등 주요 건자재 기업들이 내놓은 친환경 브랜드의 매출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자재 기업들의 친환경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차세대 먹거리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LG하우시스에 따르면 대표 친환경 제품인 ‘지아 시리즈’의 올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가량 증가했다. 지아 시리즈는 일반 제품군에 비해 가격대가 높아 성장세가 더뎠지만 친환경 바람을 타고 가격에 대한 심리적 저항선을 쉽게 넘어서고 있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바닥재 전체 매출에서 지아 시리즈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5년 10%에서 작년 15%, 올 상반기 25%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친환경 기능성뿐만 아니라 감각적인 디자인이 최신 인테리어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KCC의 경우 친환경 관리에 특히 심혈을 기울인 창호형 실란트의 상반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30% 이상 상승했다. 실란트는 건축 자재 사이의 빈틈을 채우는 탄성접착물질을 말하는데 KCC는 지난 8월 업계 최초로 친환경 실란트 인증을 받았다. 이 제품의 총 휘발성유기화합물 방출량은 실내공기질관리법 기준치에 비해 10배나 강화됐다.
KCC 관계자는 “실란트는 창호의 구성요소인데 환경성이 떨어지면 자연환기가 힘든 내부 근로자에겐 유해할 수밖에 없다”며 “사용단계뿐만이 아니라 제조단계에서의 원료까지도 환경등급을 까다롭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L&C의 대표적 친환경 제품인 ‘PET 데코시트’ 역시 올 상반기에만 전년 대비 2배나 성장했다. 이 제품은 샤시, 도어, 주방가구처럼 디자인이 강조되는 곳에 적용돼 표면마감재로 사용된다.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 성분이 전혀 없고 가소제 및 중금속 열안정제 등도 사용되지 않아 그만큼 환경성이 뛰어나다.
회사 관계자는 “5월 독일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건자재 전시회에 첫 선을 보였는데 해외 바이어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은 제품”이라며 “최근 소비자 트렌드가 가족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형태여서 친환경성을 따지는 경향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해욱기자 spook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