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포털 네이버가 KT나 포스코처럼 ‘총수 없는 기업집단’으로 지정되는 방안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이와 관련, 네이버는 지난 14일 오후 공정거래위원회를 방문해 대기업집단의 동일인 지위를 법인에 부여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이해진 전 네이버 의장과 정연아 법무담당임원, 박상진 재무담당임원 등 3인은 전날 정부세종청사 공정위를 방문해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집단) 포함에 따른 후속 조치를 긴밀하게 논의했다. 준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은 자산 5조원 이상으로, 네이버는 올해 처음으로 이 집단에 포함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오는 9월로 예정된 준대기업집단 지정을 앞두고 네이버의 자산과 이해진 전 의장의 총수 지위에 대한 분석 작업을 벌이는 중이었다.
네이버 측은 공정위와의 면담에서 네이버의 지배구조가 국내 대기업군의 지배구조와 다르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했으며 이 과정에서 동일인 지위를 이해진 전 의장이 아닌 법인 ‘네이버’가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기업집단은 ‘동일인 또는 동일인 관련자가 사실상 사업 내용을 지배하는 회사의 집단’으로 국내 대기업들은 대부분 ‘총수’라는 지위를 별도로 두고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기존 방식을 적용하면 네이버가 준대기업집단에 지정되면 창업주인 이해진 전 의장이 총수 지위를 얻고, 이 전 의장을 비롯한 가족과 특수관계인 등 총수일가에 대한 사익 편취 규제와 공시 의무가 부여된다.
네이버 측은 이 전 의장이 지난 3월 의장직을 내려 놓고 글로벌 전략에만 전념하는 GIO(Global Investment Office) 역할에 그치고 있는 만큼 네이버가 KT, 포스코, 농협처럼 ‘총수 없는 기업집단’ 지정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민정기자 jmin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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