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IPTV) 및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 접목을 통해 오는 2021년 국내 1위 유무선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난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은 이 같은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올해부터 매년 1조원씩 총 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지난 3월 취임 직후 공개적으로 밝혔다.
SK브로드밴드는 우선 모기업인 SK텔레콤(017670)의 AI 비서 엔진 ‘누구’를 접목한 IPTV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AI 비서 엔진 기능이 셋톱박스(방송수신기)에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집안에서 TV 전원을 켜고 채널을 바꾸는 등의 기본 조작이 음성 명령으로 가능해진다.
AI 비서 기능을 갖춘 SK브로드밴드 셋톱박스가 일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면서 집안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와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하는 ‘홈시큐리티’ 서비스도 고도화될 수 있다. 아울러 직접 기존 아파트에 가정용 IoT 기기를 제공하는 등 관련 사업 영역도 넓힐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계열사 SK매직의 정수기·가스렌지 등의 가전 기기가 IoT로 한 번에 연동될 수 있다.
IPTV·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의 설치·수리를 전담할 자회사 ‘홈앤서비스’를 최근 설립하고 기존 협력업체 직원 4,600여명을 직접 정규직 형태로 고용한 것도 AI와 IoT 서비스 역량 강화를 위한 조처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홈앤서비스가 AI·IoT·보안 등 가전을 기반으로 하는 신규 서비스 유지·보수 업무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브로드밴드는 가입자의 주문 콘텐츠 등 다양한 형태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자사의 IPTV 서비스인 ‘B tv’를 종합 미디어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옥수수’의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자연어 기반 음성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을 구축하고 콘텐츠 자동 검색과 추천 등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도입되는 것이다.
SK브로드밴드는 이러한 플랫폼 구축 전략을 통해 2021년까지 B tv 가입자를 기존 400만명에서 650만명으로 늘리고 옥수수 사용자는 1,100만명에서 2,050만명으로 끌어 올려 모두 2,7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형희 사장은 “유무선 미디어 플랫폼 가입자를 2,700만명으로 확대하면 매출도 매년 10%씩 성장해 2021년까지 4조5,000억원 규모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브로드밴드는 AI와 IoT, 빅데이터 기술 등을 핵심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을 시대를 맞아 생태계 조성 활동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B tv와 옥수수의 빅데이터를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 개방해 고객이 선호하는 최적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케이블TV 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광고영업 가입자 기반을 확대하는 기반도 만들었다. 실제 SK브로드밴드는 케이블TV 사업자 딜라이브와 최근 광고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앞으로 딜라이브 광고주도 기존 서비스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 단위의 광고를 할 수 있게 됐다. 이형희 사장은 “미디어 플랫폼 업계가 상생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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