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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아닌 나랏돈 풀어 '성장률 3%' 외친 정부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발표

5년간 100조 재정 더 편성

가계중심 성장·분배 선순환





문재인 정부가 연 400조원 수준인 정부 예산을 임기 내 최소 510조원 이상으로 확대해 저성장·불평등 해소에 쓰기로 했다. 예산 증가율을 경상성장률보다 높게 잡기로 했는데 역대 정부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편성이다. 확장적 재정정책이지만 각종 수당이나 복지예산에 들어가는 경직성 예산이 많아 재정부실 가능성은 높아졌다.

기획재정부는 25일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 합동 브리핑에서 “가계를 중심축으로 성장·분배의 선순환을 복원해 저성장과 양극화를 동시에 극복하겠다”며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총지출 증가율을 4.7%로 예상해 178조원을 조달한다고 했는데 그보다 좀 높은 수준으로 관리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을 보면 정부는 예산증가율을 경상성장률(4.9~5.0%)보다 높게 가져가기로 했다. 공약에 필요한 재원보다 더 많은 예산을 편성하는 셈이다. 이를 감안하면 오는 2022년 정부 예산은 지금의 400조원에서 최소 511조원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정부는 5년간 예산이 75조원가량 늘었다.



늘어나는 재원은 3조원 규모의 최저임금 지원과 아동수당·청년구직촉진수당 등에 쓰인다. 노후공공청사복합개발을 통한 임대주택 2만가구 공급과 현행 150만원인 실업급여를 200만원으로 올리는 방안도 추진한다. 근로소득장려세제(EITC) 지원도 확대한다. 여기에 고용이 증가한 만큼 세액공제를 해주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시 법인세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등의 일자리지원세제 3대 패키지도 추진하기로 했다. 최저임금 1만원 시행도 최종적으로 경제정책방향에 담았다. 정부가 휴가비를 보태주는 ‘한국형 체크 바캉스’ 제도도 내년부터 도입을 추진한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3%로 명시했다. 정부는 내년에도 일자리 확대와 임금상승 등에 힘입어 3%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 기업의 활력을 이용하는 대신 공공기관 일자리 창출과 최저임금 인상분 지원 같은 나랏돈을 통해 3% 성장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경제정책방향에 경제의 파이를 키워 일자리를 늘리거나 생산성을 높이는 경제체질 개선보다 대증요법이 많다고 보고 있다. 잠깐의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끝나고 나면 청구서만 남는 ‘폭죽놀이’와 유사하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최저임금 보전 등은 한번 도입하면 계속 지급해야 한다”며 “반면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 단기 성장률만 띄우고 재정건전성은 악화되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이태규·김영필·서민준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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