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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실적 반등, 돌파구가 안 보인다"

내수·G2시장도 판매 하락세에

2분기 영업이익률 17.5%↓ 예상

하반기도 마땅한 반전 카드 없어

사상 첫 영업이익률 4%대 될수도

“돌파구가 안 보인다.”

이번주 2·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현대·기아차에 대해 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2·4분기도 문제지만 3·4분기와 4·4분기에 분위기를 반전시킬 카드가 없다는 점이 더 큰 악재”라고 말했다. 그는 “판매량이나 수익성 모두 장기 불황 형태인 ‘L’자형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기아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내수 판매도 좋지 못한데 중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조치와 미국 시장점유율 급락까지 덮치면서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기아차 특유의 ‘수익 방정식’에 문제가 생기면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4%대 영업이익률로 곤두박질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26일, 기아차는 27일 2·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정보 업체 FN가이드는 2·4분기 현대·기아차의 영업이익을 2조98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5%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는 1조5,359억원으로 12.7%, 기아차는 5,624억원으로 28.4% 추락한 수준이다. 2·4분기 기준으로는 지난 2010년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다. 예상대로 실적이 나올 경우 현대·기아차의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4.6%로 떨어진다.

상반기 현대·기아차 판매량은 351만8,566대로 전년 대비 8.7% 줄었다. 중국은 사드 여파로 반 토막이 났고 미국은 8.6% 급감했다.



더 큰 문제는 반전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사드 건은 언제 끝날지 예단하기 힘들다. 추궈훙 중국 대사가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국가 간 교류 협력은 정치적 기반이 필요한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근본적 해법을 일개 기업이 찾기는 어렵다. 현대차가 하반기 전략차종 ‘ix35’와 ‘올 뉴 쏘나타’, 전기차 ‘위에동’을 내놓을 예정이고 기아차도 ‘K2 크로스’와 ‘페가스’ 등을 출시한다. 현대차는 중국 충칭 5공장 가동으로 반전을 꾀하지만 긍정적 전망은 쉽지 않다.

미국은 상반기 시장 규모가 2.1% 감소했다. 8년 만에 역성장이다. 수요 자체가 줄다 보니 신차를 내놓아도 경쟁이 치열해 인센티브(보조금)를 확대할 수밖에 없다. 수익성 개선이 어렵다는 얘기다. 미국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역대 최고 수준의 인센티브를 투입하고 있다. 차 가격의 10% 이상을 쏟아붓는다는 소식도 들린다. 실제로 6월 기준 현대차의 미국 인센티브는 대당 3,00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대비 1,000달러 이상 늘린 금액이다. 심지어 이달 도요타의 신형 ‘캠리’ 등 강력한 경쟁차들의 출시가 예고돼 있다. 현대차의 비장의 무기 ‘코나’는 연말에나 미국에 투입된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시장에서의 부진은 신형 싼타페가 출시될 내년 중반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과 러시아·브라질 등 신흥국 분위기가 그나마 양호한 편이지만 큰 수익을 남기기 힘든 구조다. 강세를 보이고 있는 원화도 악재다. 노조가 파업에 나설 경우 상황은 더 어려워질 게 뻔하다. 특히 기아차는 통상임금 소송까지 발목을 잡을 예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주력 업종에 대한 지원을 심각하게 검토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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