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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국정과제] 경제계, 겉으론 공감한다지만 속으론 '부글'

"상법 개정땐 기업하기 힘든 나라 될것

복합쇼핑몰 규제,일자리 창출과 모순"

이통업계 "통신비 인하 일방추진 아쉬워"

소상공인은 "현장서 실천여부 지켜봐야"

내년부터 복합쇼핑몰도 한달에 두차례 의무 휴업을 해야 한다. 사진은 경기도 하남의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서울경제DB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19일 발표한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5개년계획’에 대해 경제계는 대체적으로 공감한다는 모습이지만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기업 경영활동이 위축될 것을 우려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투자를 늘려야 하지만 되레 투자를 위축시키는 규제 강화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논평을 내고 “경제계는 이번 국정운영 계획이 수출·제조·대기업 중심이던 과거 성장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더불어 잘사는 경제’를 위한 새로운 성장공식을 잘 제시했다고 본다”면서 “경제계는 소득주도 성장을 위한 일자리경제, 공정경제, 민생경제, 4차 산업혁명, 혁신성장 등 경제 분야 5대 국정전략이 잘 달성될 수 있도록 기업의 자발과 솔선을 유도하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일자리 창출과 4차 산업혁명 선도를 핵심 경제과제로 삼은 것에 공감한다”면서 “경제계도 혁신과 투자를 통해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논평을 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업계도 새 정부의 국정과제 방향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 계획들이 현실화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이번 국정과제에서 중소기업이 처한 문제를 풀기 위해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 이 과제들이 실제로 현장에서 어떻게 구체화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소상공인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마련돼 환영한다”며 “내년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으로 많은 소상공인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어 카드수수료 인하 등이 더 폭넓고 강하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경제계가 국정 최우선 과제인 일자리정책에 적극 협조하기로 다짐했지만 다중대표소송제·전자투표제 도입, 집중투표제 의무화, 지주회사 행위제한 규제 강화, 인적분할 시 자사주 의결권 부활 방지 등 기업 경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들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기업 소유·지배구조 개선을 명분으로 지주회사 행위제한 규제를 강화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크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다중대표소송제는 기업의 법인격을 부정하는 제도로 기업 경영을 과도하게 침해할 것”이라며 “집중투표제 등 상법 개정이 실제로 이뤄질 경우 한국은 기업하기 가장 힘든 나라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복합쇼핑몰에 대해 대형마트 수준의 영업제한을 하겠다는 정책에 대해 유통 업계는 일자리를 창출하라면서 규제는 더욱 강화한다며 반발했다. 업계 관계자는 “복합쇼핑몰 출점 시 지방자치단체와 논의하는 과정에서부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면서 가장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유통·서비스업에 규제를 가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복합쇼핑몰의 경우 대형마트처럼 월 2회 ‘의무휴업일’을 들이대면 해당 지역 경제 활성화가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통신비 인하의 직격탄을 맞은 이동통신 업계는 정부가 업계 사정을 파악한 후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모습이 아쉽다는 반응이다. 업계 고위관계자는 “통신비 인하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나오기 위해서는 업계 이해관계자와의 대화와 협의가 전제되는 게 상식”이라며 “5세대(5G), 사물인터넷(IoT) 등 전반적인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라도 일방적으로 내려오는 톱다운 방식의 결정보다는 상호 이해가 우선돼야 합리적인 안이 도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 역할은 안 하고 모든 부담을 민간에 떠넘기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이통사들은 이미 해외보다 높은 수준의 취약계층 요금 감면을 시행하고 있지만 정부는 단시일에 결과물을 내려고 밀어붙이면서 결과적으로 어느 쪽도 만족시키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한영일·성행경·권용민·이지윤기자 han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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