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창고처럼 피부에 붙이면 생체 신호를 휴대폰으로 전송하는 전자 피부가 개발됐다. 인간의 생체 신호를 수집해 저장·분석하고 무선으로 보내는 것도 가능해져 원격 진료 시대를 성큼 앞당길 기술로 기대된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로봇공학전공 장경인 교수 연구팀이 미국 일리노이대 존 로저스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무선 통신이 가능한 전자 피부를 개발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집적회로 소자를 신체에 붙일 수 있도록 식물 넝쿨의 구조를 기하학적으로 모사한 전도선을 개발했다. 이를 활용해 집적회로 소자가 내장된 신축성 있는 전자 피부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전자 피부는 얇고 부드러워 별도의 접착제가 없어도 사용자가 신체의 원하는 부위에 반창고처럼 부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 센서, 안테나 등이 포함돼 하나의 독립된 컴퓨터처럼 작동하기 때문에 생체 신호의 수집·분석·저장이 가능하며 무선통신으로 휴대폰 앱에 전송해 건강 정보를 진단할 수 있다.
연구팀은 사람의 가슴에 전자 피부를 부착해 심전도 등의 생체 신호를 수집했다. 내장된 초소형 컴퓨팅 시스템을 이용해 심박수 및 호흡수 등의 건강 정보를 분석한 뒤 무선 안테나로 연구팀의 휴대폰 앱에 전송하는 실험도 마쳤다.
최근 인구 고령화와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웨어러블 컴퓨터 산업이 세계 각국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어 전자 피부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장경인 교수는 “무선 통신이 가능한 전자 피부를 이용하면 언제 어디서나 건강 정보를 수집·저장·분석하는 의료 시스템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면서 “도서 산간 지역 등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환자들에게 원격 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 선진연구자지원사업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 판에 지난달 21일자로 게재됐다. /문병도기자 d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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