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BBQ의 최대주주는 ‘제너시스’라는 지주회사다. 제너시스가 BBQ 지분 84.48%를 보유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최대주주인 제너시스의 지분율이다. 윤홍근 회장의 자녀인 윤혜웅·경원씨가 각각 62.62%, 31.92%의 지분을 갖고 있다. 윤 회장은 5.46%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제너시스의 최대주주는 윤 회장이 아닌 두 자녀로, 회사가 사실상 증여된 셈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불거지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 2002년부터 윤혜웅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제너시스(옛 지엔에스푸드)’의 규모를 키운 뒤 핵심 회사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후 BBQ 지분을 지난해 84.4%까지 늘려 지주회사 격으로 만들면서 아들에게 경영권을 넘길 수 있는 체제를 갖췄다. 수년간 증여가 이뤄지면서 이 과정에서 쥐꼬리만 한 세금을 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BBQ의 한 관계자는 “당시 증여세 납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회장 일가가 보유한 지분은 앞으로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을 보면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비비큐와 이 회사의 지주회사인 ㈜제너시스의 지분 대부분을 윤 회장 일가가 보유하고 있다. 이들 외의 인물이 보유한 지분은 제너시스비비큐 지분 0.4%뿐이다. 제너시스비비큐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최대주주는 84.48%를 보유한 제너시스다. 윤 회장은 지분 15.12%를 보유해 2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감사보고서상 명의를 밝히지 않은 기타주주가 0.4%의 지분을 갖고 있다. 제너시스는 지분 모두가 윤 회장과 그의 자녀 소유다. 윤 회장의 아들인 윤혜웅씨가 62.62%를 보유해 최대주주고, 2대주주도 윤 회장의 딸인 경원씨로 31.92%의 지분을 갖고 있다. 윤 회장은 나머지 지분 5.46%만 보유했지만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윤경주 제너시스 사장은 윤 회장의 동생이기도 하다.
7세 아들, 소스 업체 지분 사고 소스 업체가 지주사 지분 꾸준히 늘려
일감 몰아주기로 소스 업체 성장…흡수합병 통해 지주사로
업계 “잘못된 세습”…BBQ “증여세 납부 확인방법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자녀들이 제너시스의 최대주주가 됐을까. 아들 혜웅씨가 제너시스와 제너시스비비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혜웅씨는 지난 2002년 제너시스의 전신인 ‘지엔에스푸드’의 설립 과정에서 지분 40%(4,000주)를 취득한다. 당시 혜웅씨의 나이는 7세였다. 윤 회장이 지분을 사서 혜웅 씨에게 증여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지엔에스푸드는 BBQ에 공급되는 조미료 및 소스 등을 만드는 업체로 2010년 말 기준으로 당시 매출 119억원 중 약 84억원을 옛 제너시스(현 제너시스비비큐)와의 거래를 통해 거뒀다.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성장했다는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지엔에스푸드는 2008년부터 제너시스의 지분 10%를 사들인 것을 시작으로 꾸준히 지분율을 늘린다. 이 회사는 이후 2011년 4월 지엔에스로지스틱스와 지엔에스애드를 흡수합병하면서 상호를 제너시스로 바꾸고 기존 제너시스는 제너시스비비큐로 이름을 바꿨다. 제너시스가 보유한 제너시스비비큐 지분율도 흡수합병의 결과 67.62%로 불어났다. 이후 유상증자 등을 거쳐 현재의 지분구조가 완성됐다. 혜웅씨의 제너시스 보유지분도 꾸준히 늘어 62.62%까지 증가한다. 이후 올 3월 제너시스는 지주회사로서의 위치를 공식화한다.
이 과정에서 세금을 어떻게 냈는지가 관건이다. 일부에서는 혜웅씨가 처음 주식을 취득한 2002년 이후 거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분석을 제기한다. 증여 과정에 들어간 자금은 액면가를 적용하면 약 2,000만원, 과세 대상은 미성년자 공제 범위인 1,500만원을 제외한 500만원이다. 세율 10%를 적용하면 5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그 다음부터는 ‘지엔에스푸드→제너시스’로 이어지는 법인이 지분을 사들였으니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법의 테두리 내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일감 몰아주기의 소지가 있는 행위로 자회사를 성장시키고 이 회사 돈으로 제너시스비비큐의 지분을 늘려 지배구조를 바꾼 건 시대에 뒤처진 행동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BBQ의 사례처럼 오너 일가가 모든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구조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해 다른 업계의 한 관계자는 “BBQ의 지분 구조를 접했을 때 윤 회장 일가에 너무 집중돼 있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BBQ 측은 윤 회장 일가에 집중된 지분은 차후 IPO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 과정서 지분율도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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