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달러화 약세 영향으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또 한 번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5월 말보다 21억1,000만 달러 늘어난 3,805억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4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올해 5월(3,784억6,000만 달러) 이후 한 달 만에 역대 최대 규모를 갱신했다. 국가의 비상 외화자금인 외환보유액은 환율을 안정시키고 국가신인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외환보유액이 증가한 것은 외화자산 운용수익이 늘어난 데 더해, 달러화 가치가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유로화와 파운드화 등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을 달러화로 계산한 금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6월 한 달 간 유로존과 영국, 호주 등 주요국의 통화가치가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달러화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지난달 유로화와 파운드화는 달러 대비 각각 2.4%, 1.6% 가량 올랐다. 반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같은 기간 96.9에서 95.6으로 1.3% 하락했다.
6월 말 기준 보유 외환을 형태별로 보면 전체의 92.6%인 3,805억7,000만 달러가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 증권 등 유가증권 형태다. 한 달 사이 20억 달러가 늘었다. 우리나라가 해외 중앙은행이나 주요 글로벌 은행에 보관해둔 현금성 예치금은 187억6,000만 달러로 전 달보다 1억 달러 감소했다. 예치금 규모는 한은이 외자를 투자 운용하는 과정에서 월말 잔액을 집계할 때 일시적으로 증감이 나타날 수 있다.
이밖에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은 30억 달러로 200만 달러 늘었고, IMF에서 교환성 통화를 수시로 찾을 수 있는 권리인 IMF 포지션은 17억5,000만 달러로 100만 달러 줄었다. 매입 당시 장부가격으로 표시하는 금 보유액은 47억9,000만 달러로 6월에도 변동이 없었다.
5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로, 4월에 비해 한 단계 떨어졌다. 중국은 외환보유액이 3조536억 달러로 한 달 사이 240억 달러 늘어나 1위를 지켰다. 뒤를 이어 일본이 1조2,519억 달러로 2위를 기록했고, 스위스(7,643억 달러)와 사우디아라비아(5,002억 달러), 대만(4,403억 달러), 러시아(4,057억 달러), 홍콩(4,027억 달러) 등의 순이었다. 4월 외환보유액 규모가 세계 10위였던 인도는 한 달 사이 보유 외환이 68억 달러 늘면서 우리나라를 제치고 8위(3,801억 달러)로 올라섰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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