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 ‘파미에 스트리트’에 문을 연 신세계의 뷰티 편집숍 ‘시코르(CHICOR)’ 강남점 매장. 평일 저녁 시간대임에도 화장품을 구경하려는 여성 고객들로 북적였다. 170여 평 규모로 마련된 이곳에서는 국내외 유명 브랜드 220여 개의 제품을 모두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오픈 2개월이 지났지만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모습이 소위 말하는 ‘개업 효과’는 이미 넘어선 것처럼 보였다. 도산대로에 위치한 메이크업숍에서 근무 중인 이혜령 씨는 “없는 브랜드가 없어서 메이크업 전문가들도 이곳을 즐겨 찾는다”며 “특히 직구만 가능했던 제품을 부담 없이 테스트해볼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정유경(사진)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의 야심작인 ‘시코르’ 매직이 뷰티업계에서 통할까. 화장품 뷰티 편집숍은 현재 제조사들이 운영하고 있다. 시코르는 유통업체가 운영하는 뷰티 편집숍이라는 점이 다르다. 시코르의 성장은 제조사 중심의 뷰티 편집숍의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28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오는 29일 부산 센텀시티점에 시코르 3호점이 오픈한다. 1호점을 연 지 6개월, 2호점을 오픈 한 지 2개월 만이다. 시코르 센텀시티점은 판매 제품을 모두 체험해 볼 수 있는 제품별 테스터존 외에 헤어 셀프바, 메이크업 셀프바 등 셀프 체험 공간을 기존 점포보다 대폭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국내외 유명 브랜드 140여 개가 입점하고 국내 1위 뷰티 랭킹 앱인 글로우픽과 연계해 매장 내 별도 글로우픽 존을 마련하는 등 콘텐츠도 다양화했다.
시코르의 공격적인 확장 이면에는 화장품 사업에 힘을 쏟고 있는 정유경 총괄사장의 주문이 적극적으로 반영됐다.
앞서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에 시코르 1호점이 문을 열 당시 정 사장이 매장 구성을 직접 챙기는 등 브랜드에 애착을 갖고 출범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의 노력은 매출로도 이어졌다. 시코르 1호점은 오픈 100일 만에 목표 대비 150% 매출을 달성했다.
일각에서는 유통업체의 뷰티 편집숍인 시코르가 제조사 중심으로 구성된 뷰티 편집숍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두 축을 이루고 있던 뷰티 편집숍 시장은 각 사에서 생산하는 제품들만 판매해 제품 선택의 폭이 좁은 것이 성장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의 뷰티 편집숍인 아리따움의 지난해 매출은 4,440억 원으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역신장했다. LG생활건강의 뷰티 편집숍인 네이처컬렉션도 지난 4월 100호점을 돌파한 이후 이달까지 130개 점까지 매장이 늘었지만 매출은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뷰티 편집숍의 한계로 지적돼 온 ‘원 브랜드’ 판매에서 벗어난 유통발 뷰티 편집숍 매장이 시장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은 유통사의 뷰티 편집숍 매장의 성장에 제조사들도 폐쇄적인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시작하면서 여러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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