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0원대 흐름을 이어가던 원달러 환율이 1,140원선으로 뛰어오르며 상승 출발했다. 달러화 약세 재료들이 넉넉한데도 원달러 환율이 오른 것은 뉴욕 증시가 하락하고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주춤한 영향이 컸다.
2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원1전 오른 1,141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밤 사이 달러화는 유로화 대비 크게 떨어졌지만,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그 영향은 크지 않았다. 27일(현지시간)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완화적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달러화 가치는 유로화와 대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지만, 엔화와 원화에 비해서는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트럼프케어’ 법안의 상원 표결이 연기됐다는 소식도 달러화 약세 요인이었지만, 이 역시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시장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구글에 3조원대 과징금을 매기면서 뉴욕증시가 떨어진 데 더 크게 반응했다. 위험회피 심리가 확대됐다는 뜻이다.
일단 서울외환시장에 별다른 동력이 없는 상황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국내 수급과 주식시장 분위기에 따라 좁은 움직임을 보일 전망이다. 최근 코스피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에 따른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는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 투자자가 열기를 주도하고는 있지만 외국인 자금 유입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1,140원선에 올라섰지만 추가 상승도 기대하기 어렵다. 1,140원대 재진입을 기다리고 있던 수출업체들이 달러화를 내다파는 물량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원엔환율(하나은행·9시 기준)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원86전 내린 1,016원18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미국에 이어 ECB까지 긴축을 시사하는 가운데 일본은행(BoJ)만 완화적 통화정책 지속을 선언하면서 엔화 가치는 내림세를 그리고 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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