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복잡한 병원에서 길을 잃은 환자들을 보면서 ‘IT 기술로 이 문제를 해결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해 여기까지 왔습니다. 환자중심의 의료를 실현할 수 있도록 개인 건강관리, 스마트병원 솔루션, 해외진출 컨설팅 등 세 분야에서 필요한 솔루션을 만들겠습니다.”
백롱민(사진) 헬스커넥트 대표는 ‘환자 중심의 의료서비스’를 강조했다. 백 대표는 분당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장 겸 성형외과 교수이기도 하다. 헬스커넥트는 2011년 12월 서울대병원과 SK텔레콤이 합작해서 만든 스마트 병원 솔루션으로 시작했다. 백 대표는 “실시간 위치추적 기술을 기반으로 병원 안내 시스템인 ‘페이션트 가이드’를 만들어 처음에는 우리 병원에서만 썼다”며 “좋은 기술을 널리 알리자는 생각에서 회사까지 만들게됐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회사를 만든 후 병원·환자 관리를 돕는 기술개발에 속도를 높였다. 초기 자본금 200억원 중 130억원을 연구개발비에 쏟아부으면서 솔루션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헬스커넥트가 개발해 현재 병원에서 사용 중인 제품은 환자 침대 바로 옆에 설치돼 각종 엔터테인먼트와 간호사 호출 기능을 제공하는 ‘스마트 베드사이드 스테이션’, 병원 안내부터 수납 절차까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통합 키오스크’(무인 단말기), 블루투스 기술로 병원 기자재의 실시간 위치 추적부터 배터리 잔량까지 체크할 수 있게 한 ‘병원 자산 트래킹’ 등이다. 이중 통합 키오스크는 2015년 사우디아라비아 병원과 수출 계약을 맺기도 했다.
최근 시작한 사업은 개인 건강관리를 도와주는 통합 서비스 프로그램 ‘헬스온’이다. 평소 식습관·운동량 등 데이터를 모바일 앱에 입력하면 트레이너가 필요한 조언을 해준다. 백 대표는 “원래 개인 고객에게 서비스하려 했지만 국내 여건상 쉽지 않아 주로 기업 내 임직원 건강관리 프로그램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좀 더 진화한 버전으로 당뇨병 환자 관리 프로그램도 있다. 블루투스 기술로 실시간 혈당을 측정해 데이터화하고 인슐린 투약량까지 조언하는 프로그램은 이미 중국 현지 병원에서 높은 호응 아래 시범사업을 마쳤다. 관련 사업 역시 국내에서는 제약이 많아 중국과 중동, 미국 시장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기술 및 상품 개발에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하는 백 대표의 다음 목표는 이른바 ‘비즈니스적 성과’를 내는 일이다. 기업으로서 수익을 올려야 당당하게 재투자를 하고 또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백 대표는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은 글로벌적으로 시장 형성이 시작되는 단계라 수익 모델 찾기가 쉽지 않다”며 “그러나 조만간 전환점이 올 것”으로 기대했다. 장기적으로는 ‘헬스커넥트’의 이름을 남길 독보적 솔루션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는 “우리 제품들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회사 자체적으로도 제품 개발·개선을 위한 고민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며 “한발 한발 나아가다 보면 환자 중심의 의료서비스를 안착시키는 선도 기업으로 기억될 것으로 믿는다”고 자신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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