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1일 지난 5월 내수 6만607대, 해외판매 30만7,362대 등 총 36만7,969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내수판매는 0.4%, 해외판매는 16.5% 감소한 수치다. 기아차 역시 내수시장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8.6% 감소한 4만3,522대에 그쳤고 해외 판매량은 10.1% 뒷걸음질친 17만5,606대를 기록했다. 이밖에 한국GM과 르노삼성도 내수와 수출 구분 없이 5월 판매량이 극히 부진했다. 쌍용차의 경우 G4렉스턴 출시 효과로 국내판매가 지난해 5월보다 11.4% 늘었지만 해외판매가 48.4% 급감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5월 초 황금연휴로 수요와 생산이 모두 일시적으로 감소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완성차업체 모두가 부진을 겪은 것은 이례적이다.
우선, 최다 판매국인 중국과 미국에서의 부진이 뼈아프다. 국가별 판매량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현대차와 기아차의 해외실적 악화의 주 원인은 사드 이슈에 따른 중국 실적 악화로 보인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사드 이슈가 시간이 지나면서 본격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현대차의 5월 전년동기대비 해외판매량 감소폭(-16.5%)이 4월(-13.9%)에 비해 커졌다. 미국 시장에서는 안전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세타2엔진에 대한 대량리콜의 여파로 브랜드 이미지에 금이 갔다. 한국GM은 주력 차종인 스파크가 에어백 안전 문제로 지난달 초부터 생산이 잠정 중단되며, 경차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50.5%나 급감했다.
내수는 산업수요 감소와 수입차 브랜드 약진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연간 자동차 산업수요가 전년 대비 3.5%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 여기에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독일 브랜드 뿐 아니라 렉서스, 캐딜락과 포드, 볼보 등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국내 완성차 업체들로서는 부담이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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