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인공지능이 한 팀을 이룬 ‘페어바둑’에서 ‘롄샤오(23) 8단+알파고(롄샤오팀)’가 ‘구리(34) 9단+알파고(구리팀)’를 꺾었다.
롄샤오팀은 26일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 페어대국에서 구리팀에 220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2인 1조 페어바둑은 두 사람이 번갈아 가며 돌을 두며 상대편과 싸우는 형식의 바둑이다.
이번 페어바둑은 인간과 알파고가 번갈아 수를 놓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구리팀이 흑돌, 롄샤오팀이 백돌을 집었고,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에 1분 초읽기 1회씩이다.
순번은 구리→롄샤오→구리팀 알파고→롄샤오팀 알파고로 진행됐다.
페어바둑은 팀원 간 호흡, 파트너가 두는 수에 대한 이해도가 중요하다.
중반까지는 구리팀의 호흡이 잘 맞았다. 롄샤오 8단은 이따금 알파고의 특이한 수에 놀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 한국기원에서 대국을 지켜본 안성준 7단은 “초반에 흑(구리팀)이 잘 풀려서 흑이 주도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구리 9단-알파고의 호흡이 롄샤오 8단-알파고의 호흡보다 좋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흐름은 역전됐다.
롄샤오팀이 좌변 흑진을 파괴하면서 분위기를 가져왔다. 불리해진 구리팀은 결국 돌을 던지며 항복했다.
일 대 일 대국에서는 좀처럼 역전을 허용하지 않은 알파고가 페어대국에서는 파트너 공조에 따라 역전이 일어났다.
알파고는 구글의 인공지능 자회사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이다.
알파고는 지난 23일부터 중국랭킹 1위 커제 9단과 일 대 일 3번기를 펼치면서 전날까지 2승을 따놓았다.
알파고가 페어바둑에 도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파고의 창의력을 테스트하고 알파고가 다양한 바둑 스타일에 어떻게 적응하는지 살펴보고자 페어바둑을 마련했다고 딥마인드 측은 설명했다.
구글 측은 페어바둑 승리 상금을 공개하지 않았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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