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주가가 1·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 상승 랠리를 타고 있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며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거래대금이 좀처럼 늘지 않는 것은 불안요인이다. 해외와 대체투자 등에서 수익성이 높아진다 해도 증권사 실적은 기본은 거래대금을 바탕으로 한 위탁영업수익이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NH투자증권(005940)은 전 거래일 대비 2.52%(350원) 상승한 1만4,250원에 장을 마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유안타증권과 유진투자증권도 이날 상승세로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한국금융지주(071050)(6.16%), 미래에셋대우(006800)(3.66%) 등 대형사들도 주가 오름세를 보였다.
증권사들이 신고가 랠리를 탄 것은 실적개선 덕분이다. 한국투자증권은 1·4분기 영업이익이 1,691억원, 순이익이 1,3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2.8%, 104.4% 증가했다. 순이익에서 증권사 가운데 1위다. 미래에셋대우 1·4분기 영업이익은 1,435억원, 순이익은 1,10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6.8%, 174.2% 증가했다. KB증권도 영업이익 1,413억원, 순이익 1,08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52.6%, 120.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200억원과 886억원을 기록하며 4위를 차지했다. 전년보다 40.2%, 38.3%의 증가율을 보였다. 수익성 부문 업계 5위를 차지한 메리츠종합증권은 영업이익 978억원, 순이익 80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43.8%, 61% 늘었다. 뒤를 이어 키움증권은 영업이익 786억원과 순이익 6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4%, 20.2% 증가했다. 삼성증권 또한 영업이익이 747억원, 순이익 55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0%의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증권사들의 실적이 2·4분기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주식시장이 2,300선에서 멈칫하며 다시 박스권에 갇힐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거래대금 감소로 증권사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16일 증시 거래대금 총액은 9조1,817억원으로 지난주 10일과 11일 각각 12조2,237억원, 10조8,344억원에서 크게 하락했다. 5월 국내 증시 거래대금 평균액도 코스피 랠리를 고려했을 때 크게 늘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거래소에 따르면 5월 8거래일 동안 증시 거래대금 평균액은 9조2,045억원으로 전월 평균액인 8조671억원에 비해 1조원 정도 늘었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권사의 올해 2·4분기 브로커리지 부문의 이익은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코스피지수의 최고가 랠리에 따른 이익 모멘텀 치고는 약하다”고 평가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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