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가격 인상 행진이 대통령선거 전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라면, 치킨, 맥주, 음료 등 일반 서민들이 즐겨 찾는 품목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가격이 오름에 따라 대선 후 물가 흐름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005300)음료는 전날 칠성사이다, 펩시콜라, 밀키스, 레쓰비, 실론티, 솔의눈, 핫식스 등 7개 제품의 편의점 판매가를 평균 7.5% 인상했다. 개별 품목 중에서는 칠성사이다 250㎖ 캔 가격이 1,300원에서 1,400원으로 7.7% 올랐고 펩시콜라 1.5ℓ 페트는 기존 대비 3.7% 상승했다. 밀키스 250㎖ 캔과 실론티 240㎖ 캔 가격도 각각 10% 인상됐다.
롯데칠성음료의 탄산음료 가격 인상은 2015년 1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당시 롯데칠성음료는 가격을 5~6% 올린 바 있다. 이번에는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제품만 가격을 올렸지만 대형마트 등 다른 유통채널에서도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그동안 원가절감 등 자구 노력으로 가격조정을 억제해 왔으나 유류비·물류비 등 비용 증가와 원부자재 가격 상승 부담 등을 해소하고자 부득이하게 일부 채널에서 제품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미 라면, 치킨, 맥주 등 주요 식품 가격은 계속해서 인상되고 있다. 특히 대선 이후 새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가격을 올려놓으려는 업체들의 의도가 숨어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경쟁업체도 가격인상의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전반적 물가 상승으로 직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치킨의 경우, BBQ는 지난 1일부로 황금올리브치킨의 가격을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12.5% 올리는 등 주요 품목 10개의 가격을 8.6~12.5% 인상한 바 있다. 대표적 치킨 프랜차이즈인 BBQ가 가격을 올림에 따라 교촌치킨, BHC, 굽네치킨 등 다른 업체들의 가격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라면 가격도 올랐다. 삼양식품(003230)도 같은 날 삼양라면, 불닭볶음면, 짜짜로니 등 주요 브랜드 제품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4% 인상했다. 불닭볶음면 가격은 1,000원에서 1,050원으로 5% 올랐다. 앞서 농심(004370)도 작년 12월 신라면·너구리 등 12개 브랜드의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5% 올렸다.
주류와 음료의 경우 작년 11월부터 업체들이 꾸준히 가격을 올리고 있다. 오비맥주는 작년 11월 카스,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6% 올렸고 하이트진로(000080)도 지난해 12월 하이트와 맥스 등 맥주 제품 출고가를 평균 6.33% 인상했다. 코카콜라도 작년 11월부터 코카콜라와 환타 출고가를 평균 5% 높인 바 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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