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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292 사상 최고 랠리] 이번엔 화장품·제약…뉴페이스에 꽂힌 外人

대선 이후 국내경제 낙관에 대형주 중심 매수흐름 변화

아모레퍼시픽·한미약품 등 실적대비 저평가주에 몰려





코스피지수가 19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8일에도 사상 최고치 기록을 다시 썼다. 사흘 연속 이어진 외국인의 바이코리아(Buy Korea)에 뒤이은 기관의 매수세까지 들어오며 시장은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30년간 역대 대선 이후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과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로 주식시장도 긍정적 흐름을 보였다. 다만 대형 정치이벤트가 지나가면 결국 글로벌 경기흐름과 기업실적·수급상황이 흐름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맹목적인 낙관은 금물이다.

이날도 시장 상승을 이끈 주역은 외국인이다. 주목할 점은 대선 이후 국내 경제를 낙관한 외국인의 자금이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SK하이닉스(000660)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넘어 아모레퍼시픽(090430)·한미약품(128940)·한국전력(015760)·BGF리테일 등 그동안 저평가됐던 가치주로 흘러들어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주 말 프랑스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미국의 시중 장기금리가 압박을 받고 있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시중 장기금리가 상승세를 보일 경우 실적이나 자산대비 저평가된 가치주로 투자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원 이상의 국내 주식을 사들인 외국인의 순매수 패턴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연초부터 꾸준히 투자 포트폴리오에 편입한 전기전자(IT)·금융·화학 등 대형 업종 외에도 화장품·제약·내수업종 등 한동안 시장에서 외면 받았던 종목을 담기 시작한 것이다. 이날 외국인이 순매수한 상위 종목을 보면 아모레퍼시픽(439억원), 한미약품(278억원), 한국전력(186억원), 영진약품(003520)(110억원), BGF리테일(109억원), CJ제일제당(097950)(104억원), LG생활건강(051900)(96억원), GS리테일(007070)(92억원) 등 기존에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서 볼 수 없었던 종목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이날 하루 동안 이들 업종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의 비중은 전체 금액(5,457억원)의 25.9%에 달한다. 이들 업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외국인 주도의 대형주 장세가 펼쳐질 때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보복과 한미약품 기술 수출계약 해지, 내수심리 악화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주가도 조정을 겪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지난주부터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코스맥스 등 사드 관련주에 대한 저가 매수를 시작했다”면서 “코스피가 외국인의 순매수 유입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이 같은 변화는 향후 대형주 중심의 매수세가 중소형주와 코스닥 시장으로 이어지며 전반적인 지수 상승의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어닝시즌을 맞아 지금까지는 실적 개선이 눈에 띄는 IT·화학·금융 업종이 외국인의 주목을 받았다면 앞으로는 실적 대비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업종으로 자금이 몰릴 수 있다는 얘기다.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개별 종목 외에도 시장 전체를 바스켓 형태로 구성해 사들이는 비차익 프로그램 거래 비중을 점차 늘리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571억원어치를 비차익 프로그램을 통해 사들이며 3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 공원배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비차익 프로그램 자금의 원천이 되는 글로벌 펀드의 신흥국향 자금 유입이 7주 연속 이어지고 있다”며 “이들 자금 흐름은 프랑스 대선과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등 정치 이벤트에 연동되면서 위험 선호 성향을 보이고 있어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추세가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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