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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구 은행연합회장 "은행·증권 업무 나누지말고 규제 풀어 공정경쟁 시켜야"

"새정부 금융권 성과연봉제 계속 추진하길"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이 지난 6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열린 일본 요코하마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규제 완화 등을 강조하고 있다./요코하마 한국은행공동취재단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이 새 정부에서 금융산업의 겸업주의 허용 등 규제 완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협회와 외국환 업무와 법인지급결제 업무의 증권사 허용 문제를 놓고 날 선 신경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하 회장이 새 정부를 향해 작심발언을 한 것이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 회장은 지난 6일 제50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일본 요코하마에 머물던 기간에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금까지 계속 규제개혁을 하지 않은 정부가 없었는데 여전히 기업에 물어보면 규제 때문에 못 살겠다고 한다”며 “이제 국내 금융산업도 금과옥조처럼 지켜온 전업주의와 ‘포지티브 규제’ 체계를 겸업주의와 ‘네거티브 규제’ 방식으로 바꿔 국제경쟁력을 키우고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전업주의는 은행·증권사·보험사 등이 고유업무만 하는 방식인데 겸업주의를 허용해 업종 간 칸막이 없이 모두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고 네거티브 규제는 법상 할 수 없는 것만 정해놓고 나머지는 원칙적으로 모두 허용하는 선진국과 같은 규제 혁신을 의미한다.

하 회장은 은행에 신탁업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히며 증권사와 날을 세웠다. 그는 “신탁업무는 2005년 말 이전까지 은행만 갖고 있던 사업”이라며 “과거에는 은행에만 있었고 모든 라이선스를 은행·증권·보험에 줬기 때문에 신탁의 영역을 넓히는 것은 특정 업권의 이해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신탁업은 주식이나 예금·부동산 등 자산을 수탁자가 운용, 관리하는 서비스다. 현재 금융투자 업체인 자산운용사와 부동산신탁회사가 신탁업을 하고 있다.

하 회장은 또 금융투자협회가 외국환 업무와 법인지급결제 업무를 증권사에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전업주의로 가자고 하면서 남의 것을 달라고 하는 것은 무엇이냐”며 “이율배반적인 얘기”라고 비판했다. 그동안 은행연합회와 금융투자협회는 신탁업, 외국환 업무 허용 문제 등을 놓고 갈등해왔다.



하 회장은 금융권의 성과연봉제 도입이 새 정부에서도 계속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하 회장은 “여러 대선후보가 성과연봉제를 언급했는데 연공서열에 따라 임금이 올라가는 호봉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후보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한 뒤 “호봉제를 폐지하고 임금체계의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금융 공공기관 중 예금보험공사와 주택금융공사가 성과연봉제를 도입했고 시중은행들은 내년 1월부터 성과연봉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최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등 대선후보들은 성과연봉제 재검토 입장을 밝혔다.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문제를 처방하지 않고는 해결이 안 된다”며 “우리나라 가계가 돈을 빌리는 이유의 60% 이상이 집 문제다. 근본적으로 집값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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