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경제동향 5월호에서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수출과 설비투자가 큰 폭으로 확대됐고 건설 투자도 양호한 모습을 나타내는 등 경기가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간 소비 증가세가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투자 선행지수도 둔화되고 있어 경기 회복세가 견고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KDI에 따르면 소비 수준을 볼 수 있는 소매판매액은 올 2월 0.5%, 3월 1.6% 등 낮은 증가율에 머물고 있다. 서비스업 생산 역시 3월 기준 2.8% 증가하는 데 그쳐 전체 산업 생산(4.2%)보다 낮았다. 특히 음식·숙박업(-3.6%), 도소매업(0.3%) 등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투자의 경우 3월까지는 호조세이긴 하나 앞으로의 전망을 보여주는 선행 지수가 둔화하고 있다. 향후 증가세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 증가율은 3월 151.3%에서 4월 60.1%로 크게 줄었다. 특수 산업용기계 수주액 증가율도 지난해 12월엔 282.2%였으나 올 1월 70.1%, 2월 7.4%, 3월 37.5%로 한풀 꺾인 모습이다.
경상금액 기준 건설 수주 역시 올 3월 전년 같은 달보다 24.0% 떨어졌고 주택 인허가와 착공은 각각 16.4%, 31.5% 감소했다.
KDI의 분석을 뒷받침하듯 현재의 경기 수준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월 100.7에서 3월 101.0으로 늘었으나 앞으로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월 100.9에서 3월 100.8로 소폭 떨어졌다.
/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