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BCI 연구 초기까지만 해도 이 분야의 선두주자에 삼성전자가 포함돼 있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종합기술원은 지난 2013년 미국 댈러스 소재 텍사스대와 공동으로 뇌파만으로 갤럭시노트10.1을 조작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하지만 연구는 더 나아가지 못했다. 계속 연구하기 위해 필요한 사업부 지원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으로 알려진다. 한때 삼성전자 외부 자문위원이었던 차원용 아스펙미래기술경영연구소장은 “연구를 계속 진행하려면 디스플레이나 전자 같은 사업조직에서 펀딩을 받아야 했지만 여의치 못했던 모양”이라며 “기업의 입장에서는 단시일 내 성과가 나는 사업을 원했을 것”이라고 씁쓸해했다.
이러한 문제가 삼성만의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 10년, 20년 먹거리를 준비하는 기업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한국뇌연구원이 수많은 기업에 두뇌 기술과 관련된 공동연구를 제안했지만 단 한 곳도 응하지 않았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2014년 MIT 테크놀로지리뷰가 발표하는 50대 스마트 기업에서 4위에 올랐던 삼성전자가 2015년과 지난해 연속 탈락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과 정부가 단기 성과에 급급해 미래를 외면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광형 한국미래학회장 겸 KAIST 교수는 “정부도 기업도 1~2년 안에 성과를 내라고 하니 제대로 된 미래 준비를 할 수가 없다”며 “이러다가는 10년 뒤에는 남을 따라가기도 벅차다는 것을 모르는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탐사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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