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57년 소련은 세계 최초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실험했다. 그러나 실려 있던 것은 무기가 아닌 신호를 발신하는 스푸트니크 위성이었다. 밤하늘을 아름답게 빛나며 가로지르는 스푸트니크 위성을 본 세계인들은 그 위성을 우주에 올린 미사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로부터 60년 후인 현재, 북한은 미국, 중국, 인도에 이어 여섯 번째 대륙간 탄도 미사일 개발국이 되려 하고 있다. 김정은이 이끄는 전체주의 정권은 미사일 개발에 철저히 함구하고 있지만 현재 대중에게 공개된 정보만 봐도 북한이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것은 분명하다. 다만 구체적으로 언제 발사할지가 의문에 싸여 있을 뿐이다.
2016년 9월 전문가들은 북한이 2020년까지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보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 이후 현재까지는 불확실한 상태이다. 북한이 미사일에 들어갈 수 있을만큼 소형화 시킨 핵탄두를 장착해 실험 발사를 할 지도 모른다.
제임스 마틴 비확산 연구 센터의 선임 연구원인 멜리사 해넘은 “나는 과학자로서 공식 석상에서는 북한이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말을 쓴다. 보유하고 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충분한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책 결정자로서는 북한이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고 간주하고 움직일 것을 권한다.” 고 말한다.
멜리사가 제시하는 증거들은 결코 시시하지 않다. 북한은 현재까지 5회의 핵실험을 했으며 그 중 가장 마지막 실험은 불과 1년 전에 한 것이다. 북한의 국영 신문은 독재자 김정은이 마치 디스코 볼 마냥 여러 개의 면으로 되어 있는 은색 구 앞에 서 있는 사진을 실었다.
해넘은 “그 구 안에 무엇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다른 물건들을 통해 그 구의 크기와 무게, 그리고 용도를 추정할 수 있다. 그 구는 분명 ICBM 또는 기타 단거리 미사일의 탄두에 장착 가능한 크기다. 그러나 사진만 가지고서는 그 구가 실물인지 모조품인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탄도 미사일은 보통 핵탄두를 탑재해 다른 나라를 위협하는 식으로 쓰인다. 그러나 그 외에도 핵 투발수단은 여러 가지가 있다. 원자폭탄의 유일한 실전 사용 사례는 폭격기를 사용해 투하한 것이다. 그러나 폭격기는 여러 가지 한계가 있다. 폭탄을 투하하려면 목표 가까이 와야 하며 그 과정에서 적 전투기나 다른 대공 화기에 격추당할 수 있다. 대신 잠수함은 미사일을 싣고 바다속에 몰래 숨어 있다가 예고 없이 발사할 수 있다. 북한은 현재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확보를 원하고 있다. 2015년 12월에는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실험을 하다가 대실패로 끝났다. 그러나 2016년 8월의 실험에서는 약 480km의 거리를 비행, 실험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잠수함 발사 미사일과는 별개로, 북한은 단거리 및 중거리 미사일도 보유하고 있다. 이것들은 북한 인근 국가들을 타격할 수 있으나 태평양 건너 미국은 아직 타격할 수 없다. 미국을 타격하려면 사거리가 수천 km에 달하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 필요한데 이것을 보유한 나라는 러시아, 미국, 중국, 인도밖에는 없다. 어쩌면 이스라엘도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북한의 지향점도 그것을 향하고 있다. <더 월드 위클리> 지의 기사를 인용해 본다.
워싱턴의 <비확산 리뷰> 지의 편집자인 조슈아 폴락이 <더 월드 위클리> 지에 밝힌 바에 따르면 북한은 2016년에 두 가지 중요한 기술적 진보를 이루었다고 한다. 첫 번째는 열 차폐 장치의 지상 실험이다. 열 차폐 장치는 핵탄두를 지구 대기권 재돌입 시 보호하는 장치다. 두 번째는 이동식 발사대용 KN-08 ICBM의 지상 실험이다. 폴락에 따르면 이 두 실험을 전 세계에 공개한 이유는 북한 ICBM 기술에 대해 서구가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을 고치기 위해서인 듯 하다. 탄도 미사일은 일단 지구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 지상의 목표물을 타격하기 때문에 열 차폐 장치는 핵탄두가 무사히 목표를 타격하는 데 필수적이다.
해넘은 “북한은 아직 모의 탄두의 진동 실험을 하지 못했다. 아마도 모의 탄두는 비행 실험 때 장착될 가능성이 높다. 핵탄두는 섬세한 물건이기 때문에 목표에 도달하기 전에 진동으로 분해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또한 북한은 미사일에 뛰어난 유도 체계를 장착, 미사일의 명중률을 높이려 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북한은 미사일을 테러 병기로 여기고 있을 것이다. 어디 떨어질지 모르는 미사일이라면 적이 방어하기도 쉽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미사일은 병기이자 국가 자존심의 상징이기에 실험 준비처럼 보이는 행동도 실은 정치 적 제스처일 수 있다고 존 쉴링은 지적한다. 쉴링은 북한 분석 블로그 <38 노스>의 저자다. 2017년 1월 19일 대한민국의 통신사 연합뉴스가 보여준 이동식 발사대에 실린 두 대의 북한 미사일은 이 설명에 딱 들어맞는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이 장차 ICBM으로 미국에 정치적 도전을 벌인다면 무슨 수로 막을 수 있을 것인가? 게다가 북한이 그런 식으로 나오리라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
미 의회는 미사일 방어(MD)를 지지한다. 그러나 이제까지 MD가 보여준 실적은 매우 형편없다. 의회는 지난 2014년 아직 실용화되지 않은 어느 ICBM 요격체계에 대해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앞으로 실제 실험이 포함된 평가를 할 것을 권했다. 그러나 그 평가는 아직까지도 실시되지 않았다. MD의 두 번째 문제는 일부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적 미사일을 탐지, 추적, 요격하는 데는 너무나도 어려운 과학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북한 미사일을 감시하기 위해 록히드 마틴의 THAAD(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종말 고고도 지역 방어)가 대한민국에 배치될 예정이다.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부터 THAAD의 한국 배치를 밀어부쳤고 이는 완전히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미 국방장관 매티스는 미국의 THAAD 배치 의지를 다시금 천명했다. 설계에 따르면 THAAD는 레이더가 접근하는 적 미사일을 탐지, 이 정보를 사격 관제 컴퓨터에 보내고 이 컴퓨터는 요격 미사일 발사기를 조종해 미사일을 발사, 적 미사일을 격추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북한이 ICBM을 실험하기 전에 대한민국에 THAAD가 배치될지도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북한이 미사일 실험 발사를 할 때 어떤 방향으로 쏠지도 알 수 없다.
해넘은 “북한은 러시아, 중국, 대한민국, 일본과 국경을 맞댄 나라다. 그러니 북한이 미사일을 실험 발사하면서 제 사거리와 대기권 재돌입까지 정확히 재현하면서도 이웃 나라들과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방법을 알아내기란 어렵다.” 또한 “북한은 서해안에서 남쪽을 향해 우주 발사를 했다. 이 발사체는 대한민국과 일본의 영해 상공을 통과했고 발사체의 제2단은 보통 필리핀 주변에 낙하한다. 때문에 이웃나라 사람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더라도 북한은 이 방식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을 향해 발사한다면 이것이 실험인지 공격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나는 북한이 ICBM을 실험 발사할 때도 남쪽으로 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방향으로 ICBM이 날아간다면 미군은 굳이 요격을 준비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일종의 딜레마적인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지난 1994년부터 1997년 사이 미 국방부 장관으로 재직한 윌리엄 J. 페리는 지난 1월 북한 미사일에 대한 대응에 대해 기명 칼럼을 썼다. 그가 국방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미국 클린턴 행정부는 북한의 핵 시설에 대한 공격을 검토했으나 외교를 통한 해결을 선호해 이를 실행하지 않았다. 북한과의 협상은 지난 2001년에 끝이 났다.
그리고 그 이후 북한은 대량의 핵 병기를 만들었고, 그것들을 막기 위한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 특히 북한의 오랜 라이벌이자 미국의 동맹국인 대한민국의 부담이 컸다.
거침없는 필치로 쓰여진 페리의 칼럼에서는 ICBM 실험을 예방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 그 칼럼의 일부 내용을 소개한다.
지금이야말로 성공할 확률이 있는 외교적 노력을 들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2001년 북한과의 대화를 중단한 것은 아직 핵이 없던 북한과의 대화 기회를 걷어찬 것이다. 협정을 통해 북한의 핵 위협을 줄이는 것이야말로 현 시점에서 가장 타당한 해법이다. 북한 정부와 협정을 맺어 북한의 핵 기술 수출, 추가 핵실험, 추가 ICBM 실험을 막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 목표는 도전할 가치가 있다. 그리고 성공한다면 한반도 비핵화의 초석이 될 것이다. 물론 우리가 원하는 바와는 거리가 있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미국은 있는 그대로의 북한과 협상을 해야 한다. 결코 미국이 원하는 모습의 북한과 협상해서는 안 된다. 만약 이것이 실패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거기에 대한 페리의 경고는 간단하고도 끔찍하다. “핵탄두 ICBM을 얻으려는 북한의 시도를 빨리 멈추지 않을 경우 위기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질 수 있다. 그리하여 제1차 한국 전쟁보다 더욱 끔찍한 제2차 한국 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
“북한 미사일을 감시하기 위해 록히드 마틴의 THAAD가 대한민국에 배치될 예정이다.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부터 THAAD의 한국 배치를 밀어부쳤고, 이는 완전히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경제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 / BY KELSEY D. ATHER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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