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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프로도'가 황금알 낳는 캐릭터 됐다

메신저 이모티콘, 온·오프라인 넘나들며 인기 확산

2016년 7월 2일 서울 강남역 인근 카카오 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 1호점의 개장 당시 모습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3월호에 실린 기사 입니다.

메신저 대화를 지원하기 위해 선보인 이모티콘이 캐릭터화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모티콘 캐릭터의 대표주자는 ‘카카오 프렌즈’와 ‘라인 프렌즈’다. 이모티콘 캐릭터가 대중의 사랑을 받자 카카오 프렌즈와 라인 프렌즈는 오프라인으로도 진출했다. 이모티콘 캐릭터를 활용해 선보인 다양한 관련 상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여러 업계와의 협업을 통해 이모티콘 캐릭터는 외연을 더욱 확장하고 있다. 이모티콘 캐릭터의 인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지난 2월 중순 서울 홍대 입구 전철역 인근에 있는 카카오 프렌즈 매장을 찾았다. 카카오 프렌즈 매장은 메신저 서비스 카카오톡의 이모티콘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이곳은 방문객들이 매장 곳곳에서 다양한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게 만들었다. 연면적 1,150㎡(350평) 규모의 3층짜리 매장에는 1,600여 종의 상품이 구비되어 있다. 커다란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 모형은 방문객들의 사진 촬영을 위한 인기 아이템이다. 매장 1층에는 소비자들에게 가장 많이 사랑받고 있는 베스트 아이템들이, 2층에는 카카오 프렌즈가 새로 선보이기 시작한 여행, 패션, 리빙 제품군과 기존 주력 제품을 배치했다. 또 3층에는 이모티콘 캐릭터를 활용해 만든 음료와 디저트 등을 판다.

1~3층 매장에는 젊은 연인과 아이들을 데려온 엄마들로 가득 차 있었다. 연인들은 서로에게 인형과 필기 도구들을, 엄마들은 아이에게 액세서리와 스티커 등을 골라주고 있었다. 2층 계산대 앞에는 결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이들의 손에는 볼펜, 스티커, 공책, 액자, 휴대폰 케이스, 옷, 인형 등이 들려 있었다. 매장에서 가장 잘 팔린다는 인형 제품들은 2만4,000원에서 5만 원 내외의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여행용 캐리어는 13만 원대(24인치 기준)로 가장 비싸게 팔리고 있었다.

새로운 수익 안겨준 ‘옥동자’

2009년 한국에 아이폰이 상륙하면서 스마트폰 시대가 열렸다. 이후 모바일 시장은 급속하게 팽창했다. 커뮤니케이션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기존 음성 통화와 문자 메시지 외에 메신저 이용률이 높아진 것이다. 2010년 카카오톡, 2011년 라인이 국내 메신저 시장에 등장하자 사람들은 대화 수단으로 이모티콘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모티콘은 ‘감정’을 뜻하는 영어단어 ‘emotion(이모션)’과 ‘기호’를 뜻하는 영어단어 ‘icon(아이콘)’을 합쳐 만든 말이다.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 문자나 기호를 통틀어 ‘이모티콘’이라 부른다. 이모티콘은 글보다 간편하고 때로는 재치 있고 생동감 있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 유용할 때가 많다.

2015년 12월 시장조사업체 트렌드모니터가 모바일 메신저를 사용하는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모티콘 이용 및 인식’에 따르면 10명 중 8명이 이모티콘을 일상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처음에 이모티콘은 메신저 대화에 소소한 재미를 준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후 메신저 서비스 업체들은 이모티콘을 캐릭터화 하기 시작했다. 이모티콘을 처음 캐릭터화하면서 메신저 전용 캐릭터를 내놓은 곳은 라인이다.

2015년 8월 중국 상하이에 문을 연 ‘라인 프렌즈 카페&스토어’.


라인은 2011년 10월 라인 프렌즈라는 이름으로 브라운(곰), 코니(토끼), 샐리(병아리), 문(달), 제임스(남자) 등 다섯 캐릭터를 선보였다.
라인 관계자는 “이용자가 메신저 서비스를 보다 재미있고 친근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모습의 이모티콘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라인의 뒤를 이어 카카오톡도 2012년 11월 카카오 프렌즈란 이름의 카카오톡 전용 캐릭터를 공개했다. 프로도(개), 네오(고양이), 무지(토끼)와 콘(악어), 어피치(복숭아), 튜브(오리), 제이지(두더지) 등 일곱 가지 캐릭터로 구성돼 있다. 대중이 친근감을 갖기 쉬운 개나 고양이 등을 활용하면서도 라인 프렌즈와 겹치지 않기 위해 곰이나 병아리 등은 피했다. 이후 카카오톡이 ‘국민 메신저’로 성장하면서 카카오 프렌즈는 전 국민에게 친숙한 캐릭터로 성장했다.

메신저의 대화 수단으로 반복적으로 이용되던 이모티콘이 캐릭터로 변신하자 이용자들은 쉽게 친밀감을 느꼈다. 콘텐츠를 이용한 먹거리를 끊임없이 찾고 있었던 메신저 서비스 업체들은 이모티콘 캐릭터들을 생활용품과 의류, 문구류 등 다양한 상품에 접목시키기 시작했다. 이모티콘 캐릭터 상품의 인기를 감지한 식음료, 화장품, 쥬얼리 등 여러 업계에서도 메신저 업체와 협업해 새로운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모티콘 캐릭터는 소비자들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잡고 있어 새로운 제품에 대한 호감도를 쉽게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앞으로 이모티콘 캐릭터를 활용한 업체들의 협업은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카카오 프렌즈가 포함된 ‘기타 사업’ 매출은 전체 매출(약 3,913억 원)의 17%를 차지했다. 전년 3분기(6%)에 비해 1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카카오 프렌즈 스토어 오프라인 매장 수는 국내에 23개가 있다. 현재 카카오는 문구와 잡화, 여행, 레저, 푸드, 육아용품 등 다양한 캐릭터 상품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라인 프렌즈는 지난해 3분기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약 3,743억 원)의 10% 수준에 달했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37.7% 증가하고, 누적 매출은 155.7% 늘었다. 라인 프렌즈 매장은 국내 14곳, 해외 15곳에 문을 열고 영업 중이다. 매장당 하루 평균 방문객 수는 6,000여 명이다.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인 브라운 인형은 누적 판매량이 20만 개에 달한다.

다양한 협업으로 무한 변신 가능
이모티콘 캐릭터의 인기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일단 전문가들은 어릴 때부터 다양한 캐릭터에 익숙해져 있던 젊은 세대가 소비 주체로 성장한 것을 원인으로 꼽는다. 캐릭터 상품을 보면서 외로움을 극복하고 위안과 재미를 얻으며 ‘힐링’하려는 심리가 작용했다는 설명도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를 설명하며 ‘탈출구’라는 표현을 썼다. 서 교수는 “실업과 불안한 미래 등 심리적 불안감을 극복하려는 젊은이들이 캐릭터라는 초현실적 세계를 통해 작은 탈출구를 모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불황이 지속되자 ‘과시 소비’보다 자기 자신을 위한 ‘가치 소비’로 돌아서기 시작한 것도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모티콘 캐릭터 제품은 적은 돈을 투자해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는데, 요즘 젊은이들이 쓰는 말로 ‘탕진잼’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며 “소소한 소비를 하며 재미에 빠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인과 카카오는 이모티콘 캐릭터 사업을 키우고 있다. 이런 흐름은 지난해 1월 카카오가 새로운 캐릭터 ‘라이언’을 선보이며 시작됐다. 카카오는 라이언을 디자인하고 콘셉트를 잡는 데 1년이 넘는 시간을 쓸 정도로 공을 들였다. 이에 질세라 라인은 두 달 뒤 브라운의 여동생 ‘초코’를 선보였다. 라인 관계자는 “예상했던 것보다 캐릭터에 대한 국내외 인기가 높았고, 특히 일본 이용자들 사이에서 새로운 캐릭터를 내달라는 요청이 많이 들어와 초코를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외부 디자이너들과의 제휴도 활발해졌다. 카카오가 지난해 7월부터 시작한 ‘스튜디오X’는 이모티콘이 대화를 보조하는 기능을 넘어 예술의 영역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카카오는 개성 있는 디자이너를 접촉해 실험적 이모티콘을 선보이고 있다. ‘매력적이거나 묘한 분위기를 지닌 여성을 그림으로 옮긴다’는 디자이너 ‘빵승’의 ‘걸스 데일리 라이프’, 일상의 풍경을 색연필로 그린 ‘코쿠마 드로잉’에는 작가만의 색깔이 확연히 드러난다. 라인은 제휴를 맺지 않은 디자이너들도 이모티콘을 제작해 올릴 수 있도록 했다. 가격도 디자이너들이 직접 책정할 수 있다.

메신저 대화의 윤활유 역할을 하던 이모티콘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강력한 캐릭터로 진화했다. 이모티콘 캐릭터는 누구에게나 친숙해지면서 다양한 분야의 마케팅 수단으로도 활용되며 관련 시장까지 확대되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 시장의 대표적인 수익 모델로 떠오른 이모티콘 캐릭터. 새로운 산업으로 확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해 보인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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